◆ 책 소개
극한 직업? 노는 게 일?
직업으로서의 광고를 말하다!
괴로움과 즐거움 사이를 오가는
생계형 광고인들의 생생한 업무열전!
현실 싱크로율 100%! 공감 폭발 일러스트 다량 수록
예비 광고인들에게는 광고계 안팎 생태계를,
현직자들에게는 현실공감 100% 이야깃거리와 타 직군에 대한 이해를
이 책은 히트 광고들을 다량 탄생시킨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임태진의 첫 저작이다. 물리학과 디자인을 전공하고, 음악방송 연출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임태진 작가는, 그 경험들을 자양분 삼아 여러 타깃대를 공략한 화제의 광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광고(인)의 세계를 글과 그림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이것이 광고인이다》를 집필하게 된 배경에는, 오랫동안 저연차 광고인들, 신입사원과 인턴들의 실무 교육을 도맡아 한 데 있다.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촬영감독 등 광고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꽤 많지만, 그 일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며 어렵게 입사한 직장을 퇴사하거나 잘 적응하지 못해 연차가 쌓여가는 데도 곤란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광고인이다》는 광고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들, 광고업계에 왔으나 현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광고일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어떤 프로세스로 광고가 만들어지고 어떤 네트워킹과 노하우로 접근해야 더 원활히 일할 수 있는지, 광고인들의 희로애락은 무엇인지 유머러스한 글과 그림으로 전한다.
1인 카메라로 광고현장을 샅샅이 누비는 듯한 생생한 전개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만화가 더해진 친절한 안내서
이 책의 문체나 구성은 특별하다. 마치 1인 카메라를 들고 아트디렉터의 책상부터 촬영장, 편집실, 녹음실 등등 광고현장의 곳곳을 탐험하듯이 전개된다. 실제 현장에서 바로 스케치한 듯한 살아있는 일러스트가 머릿속에 흥미로운 상상들을 더해주고, 각 직군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대화들이 직무를 간접체험하게 한다. 단순히 업무에 대한 지식을 정리해주던 기존의 직업 안내서와 확연히 구분되는 장점이다.
본문 총 7장에, 전현직 베테랑 광고인 9명의 인터뷰, 모르면 대화의 맥이 끊기는 ‘필수 실무용어 90’까지, 광고의 모든 것을 담았다. 1장 〈직업으로서의 광고〉는 AP, AE,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PD, CD 등 광고대행사의 직종 A to Z를 다룬다. 각 직군들이 말하는 ‘빡세지만 재미있는’ 광고의 매력을 알 수 있다. 2장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모든 일의 시작 ‘오티 브리프’부터 살 떨리는 발표의 시간 ‘시사’까지,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각 단계의 노하우를 전한다. 힘들이지 않고 노련하게 광고의 파도를 타려면 꼭 읽어야 할 파트 중 하나다. 3장 〈저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는 사람을 관찰하길 좋아하는 작가가 조감독부터 프로덕션 PD, 조명감독, 모델, 푸드 스타일리스트까지 자기 분야에서 활약하는 프로들을 만난 이야기이다. 분주하고 활기 넘치는 촬영장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짜릿해!” “늘 새로워!” “사실 잘 모르겠어”
매일이 파도타기인 광고인들의 하루
4장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활용하는 여러 별나고 신기한 방법과 모습을 소개한다. 은둔형, 리사이클형 등 작가만의 분류가 재미있다. 5장 〈A안으로 팔고 올게! 설득의 전장〉은 광고회사에 다닌다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난이도 별 두 개인 실무보고부터 난이도 별 다섯 개인 대표보고까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담겨 있다. 6장 〈사연 없는 광고 없다〉는 실무 안팎의 에피소드들 1편이다. 광고인의 직업 만족도, 워라벨, 장수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 모델 캐스팅 일화, 조감독 실종사건 등 웃긴데 애잔한 (그래서 어느 직장인이든 공감할)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7장 〈오늘도 무사히〉는 실무 안팎의 에피소드들 2편이다. 연말평가, 겨울의 촬영장, 예산 삭감의 괴로움, AI 시대에 필요한 광고인의 역량 등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또 다른 마스코트인 별책부록에는 ‘일 좀 아는 직원’으로 만들어줄 실무용어 90가지와 활용예문이 담겼다. 이 용어 90가지를 익히고 나면 현장에서 대화의 맥을 놓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재미있고 매번 새롭지만, 또 매번 첩첩산중이어서 긴장되는 일. 괴로움과 즐거움이 늘 세트로 장착된 묘한 밸런스가 매력적인 일. 이런 광고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마지막으로 애정 어린 조언을 덧붙인다. “초반 5년은 ‘혼나지 않을’ 정도로만 실적을 내세요. 처음부터 너무 잘해버리면 윗사람의 기대가 커집니다. 5년 차 이후부터는 슬슬 속도를 내세요, 이 10년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기이고 이때 잘 풀리면 이후에도 잘 풀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힘들더라도 피하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광고일만의 재미가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내게 할 겁니다.”
◆ 본문 미리보기
AP(Account Planner)는 ‘전략’을 담당합니다. 대행사별로 AP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조직도 있고 AE가 AP의 역할을 같이 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제일기획은 AP와 AE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AP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광고주의 니즈를 파악해 저 깊은 곳에서 뭔가를 찾아내는 일을 합니다. 경쟁 PT나 애뉴얼 PT(Annual Presentation: 해당 브랜드의 연간 전략과 광고물을 제안하는 PT)에 초대됩니다. 첫 단추를 어디에 끼울지 정한다고나 할까요?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어디까지 풀어나갈지에 대한 시작점을 정하는 일이라 굉장히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너무 넓어도 너무 좁아도 안 되는 그 아주 좁은 틈새를, 광고주도 모르는 ‘그것’을 찾는 일을 하는 겁니다. 명석한 두뇌가 필수죠. 왜인지 모르겠지만 빡빡머리가 많고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Q6: 광고인의 한 명으로서 마음 아픈 질문이지만 광고는 사양 산업일까요? 이 업계에 오고 싶어 하는 취준생에게 팁이랄까 뭐 그런 걸 주신다면요? A6: 단언컨데 광고는 사양 산업이 아닙니다. 형태와 도구가 바뀌는 것뿐이죠. 보다 치밀해지고 데이터화 되는 것에 기존의 광고인들은 엄청난 부담감과 상실감을 느낍니다. 모든 것들이 수치화된다면 수치화되기 어려운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브랜딩이라는 숭고함을 믿지 않는 시대에 우리 광고인들은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기존 광고인의 시각입니다. 미디어는 한없이 손 벌리고 있고 이를 채워야 하는 수많은 상업 콘텐츠들이 필요합니다. 마케팅 비용 내에서 광고비가 줄 수는 있겠지만, 마케팅의 어느 활동과 광고를 구별 지어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광고라는 말의 의미를 좀 더 넓게 펼친다면 광고 산업은 사양 산업이 아닙니다. 광고인이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스페셜리스트인 것은 분명합니다. 직장인이지만 장인 같은 느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중 맨 앞 줄에 있는 것이 광고입니다.
드디어 대망의 시사 타임입니다. 시사는 보통 실무 시사, 임원 시사, 대표 시사, 이렇게 세 번 정도 합니다. 살 떨리는 시간이죠. 그동안 고생했던 시간들이 걸려 있는 자리입니다. 1. 실무 시사: 요즘 실무 시사는 보통 편집실에서 많이 합니다. 색 보정도 안 되고 녹음도 안 되어 있는 버전이긴 하지만 빠른 판단과 진행을 위해 라이트하게 진행되곤 합니다. 여기서 그림 별로 카피 별로 나눠서 시사의 버전이 정해지고, 임원분들의 예상 질문과 대응에대한 논의가 이루어집니다. 2. 임원 시사: 임원 시사는 후반 작업과 녹음까지 마치고 진행됩니다. 대부분 광고주 쪽에 가서 진행합니다. 요즘은 사무실마다 대형 TV들이 있어 노트북에 데이터를 담아서 가곤 하는데 필요한 경우는 시사 장비를 다 챙겨서 가기도 하죠. 시사가 잘 끝나면 각 매체사에 데이터를 보내고 집에 가서 발 뻗고 온에어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한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는 거죠.
제작팀 특성상 다들 한 개성들 하기 마련인데 아이데이션 하는 유형도 제각각입니다. OT 받고 사라지는 ‘은둔형’부터, 무슨 취재기자처럼 자료 조사부터 하는 친구들도 있고, 어렵다고 걱정부터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죠. 오랜 관찰을 통해 유형을 조금 나누어봤습니다. a. 은둔형: 카페건 본인의 집이건 회사 휴게실이건 어딘가 자신만의 공간에 짱 박혀야만 아이디어가 나오는 장소 집착형 인간. 하지만 딱히 빨리 끝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b. 사무직형: 마치 은행원처럼 회사 자리에서 키노트를 열어두고 집중해서 끝내는 타입.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고 어렸을 때 엄마 말씀 잘 들었을 것 같은 모범생류. 워라벨이 중요한 타입.
c. 리싸이클형: 자신이 냈던 아이디어를 뒤적뒤적해서 재창조하는 유형. 다른 유형의 인간들도 시간이 없으면 막판에 리싸이클형으로 돌변함. (후략)
대행사 제작팀에서 경험하게 되는 프레젠테이션은 대략 4단계로 분류됩니다. Step 1. 실무 보고 (난이도 ★★) 대부분 광고주 쪽 대리, 과장급 실무 분들이 들어오고 대행사와 제작팀, 다 합쳐 열 명 정도가 들어옵니다. 장소는 소회의실 정도 되는 곳이죠. 간혹 사내 카페 같은 곳에서 캐주얼 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마무리는 ‘내용 잘 들었고 내부 회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가 됩니다. 코로나 덕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Step 2. 팀장 보고 (난이도 ★★★) 과장급 이상 팀장급 광고주 분들이 들어오는 경우죠. 지난 보고 후 달라진 점 위주로 설명한 후, 좀 더 정교화된 콘티로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종종 회의가 길어져 몇 시간씩 진행되기도 하죠. 열리는 장소는 중간 사이즈 회의실 정도입니다. 빔 프로젝트 혹은 TV를 같이 보며 진행하고(요즘은 TV가 많음) 대부분의 경우는 ‘우리 임원분께서 이런 걸 좋아하신다’, ‘이런 건 싫어하시니 빼자’ 등 안을 팔기 좋은 팁들을 공유(?)하는 자리로 이뤄집니다.(후략)
광고주에 따른 공략법. A. 진지한 광고주의 경우. 광고주 실무가 무뚝뚝하고 진지한 캐릭터라면 이런 걸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레퍼런스나 시장조사 자료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들을 준비하는 게 유리합니다. 요즘 이러이러한 유머 코드 광고들의 선호도가 수치적으로 매우 높으며,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음을 ‘정량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거죠. OO브랜드가 왜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등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B. 본인은 좋지만 윗사람들 때문에 걱정인 광고주 타입 “아, 전 이거 진짜 좋은데, 우리 상무님이 이런 거 싫어 하셔서” 대부분 이런 반응이 많습니다. 재미없는데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금은 팔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런 광고주 분들께는 최대한 우리 편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거 잘되면 나중에 칭찬받으니 한번 용기내어 들고가 봅시다’, ‘우리 같이 멋진 거 하나 만들어 봅시다’로 정리되도록, 윗분이 싫어하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잘 알아내서, 최대한 그 부분을 잘 피해서 만들어보면 팔릴 확률이 높아지죠. 앞서 말한 정량적인 데이터도 추가해서 가져가면 도움이 됩니다. A, B 유형에 상관없이 모두 중요한 팁들이 있습니다. (후략)
광고에는 ‘선망성’이 중요합니다. 제품을 가지고 싶게 만들고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싶도록 만들고,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브랜드를 선망하게 만드는 게 광고의 역할이죠. 그리고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공감력’입니다. 선망성이 과해서 소비자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나 모델로 소비자와의 유대감을 높이는 겁니다. 선망과 공감, 어찌 보면 상충하는 것 같은 이 두 요소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 광고에 담아내야 하는데, 이 ‘공감’이 참 까다롭습니다. 공감이라는 게 굉장히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남의 얘기처럼 되고, 조금 과하면 강요하는 모양새가 되거든요. 모자람과 넘침의 그 좁은 틈
사이를 찾아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영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림만 놓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선망성을 놓지 않는 선에서 현실감 있는 그림들을 구성하면 공감 가는 그림이 됩니다. 어딘가 있을 법한 단정한 집. 그리고 인상 좋은 적당한 모델. 거기에 기분 좋은 BGM만 잘 골라 쓰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데 스토리텔링이나 카피, 슬로건이 포함되는 광고의 주제의식, 테마에 있어서는 아주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