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머리말 ㅣ
리더십의 목적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세상의 높은 사람이 되어 힘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또 리더십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리더는 혼자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리더가 크게 두 가지, 즉 세상과 사람 모두를 알아야 한다. 먼저 지금의 세상이 과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세상으로 바꾸어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함께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리더십의 범위는 실로 매우 넓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국가와 사회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동아리에서도, 작은 사적인 모임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다. 우리가 삶에서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면 리더십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삶의 중요한 과제이다.
리더십 교육을 위하여 좋은 교재를 출판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리더십처럼 광범위한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에서 리더십 강의를 시작하면서부터, 기회가 되면 리더십 교재를 저술하겠다고 여러 차례 마음은 먹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였다. 많은 핑계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더십 교재의 중요성과 그 어려움을 아는 터라 그 부담감 때문에 선뜻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재 출판의 용기를 내게 된 것은 그 부담감이 해소되었다기보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부담이 더 컸기 때문이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체계적인 교재를 사용할 수 있다면 학생들의 리더십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대학생들을 주요 독자로 생각하고 저술되었다. 또 리더십은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된 현상이지만, 이 책은 일차적으로 기업 경영자의 리더십을 염두에 두고 저술되었다. 이 책은 리더십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책이 아니라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리더십의 개별 이론에 함몰되지 않고, 다양한 이론들을 체계적인 틀 속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은 주 독자가 되는 학생들이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 책을 통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고 전체 리더십 틀 속에서 자신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깨달아 장차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술되었다.
이 책은 리더십에 대한 최근의 중요한 관점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그 관점이란 리더십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더 이상 리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리더는 기본적으로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을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 리더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사람이란 차원 높은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성숙한 존재라는 점, 책임 있는 리더가 되려면 자신이 지닌 인지적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시각과 통합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 등이다. 제8장 임파워링 리더십, 제11장 전략적 리더십에서 소개하는 리프레이밍 리더십, 그리고 제5부에서 서술된 진성 리더십, 윤리적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영성 리더십은 모두 그러한 관점이 반영된 중요한 리더십 이론들이다. 이러한 주제들은 기존의 리더십 교재에서 일부 선택적으로 다루어져 왔으나, 이 책에서는 이 이론들을 모두 다루고 있다. 또 이 책에서는 다른 리더십 교재와는 달리 제3장 리더십 역량이론, 제7장 감성지능과 리더십, 제12장 비전과 사명을 독립적인 장에 할애하여 다루고 있다. 이렇게 독립적으로 다루는 이유는 이 주제들이 최근 리더십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리더십 모형 중에서는 현재 한참 연구가 진행 중인 모형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리더십 모형은 보다 구체적인 모형의 완성을 향해 계속 개발 중에 있으며, 새로운 관점이 도입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리더십 현상의 복잡성을 고려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논점을 살펴보는 것도 리더십을 좀 더 깊이 있게, 그리고 좀 더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리더십 교훈의 핵심은 리더십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우선 리더로서 걸맞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로서 합당한 사람이 먼저 되고, 그 리더가 중심이 되어 사람들과 더불어 공동체의 행복과 성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리더십이란 결국 리더 스스로 얼마나 가치 있는 삶,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가의 문제이며, 어떻게 조직이나 공동체를 변화시켜서 세상의 진전와 행복에 기여하는가의 문제이다.
이 책의 출판에 대한 부담감과 동기를 제공해 준 우리 학생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이 이웃을 섬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준 학현사에 감사를 전한다. 그들은 세심한 교정과 편집은 물론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에게 깊은 신뢰를 보여주었다.
2019년 8월
매지 동산에서
윤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