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초등교사가 교육하며 가장 힘들어 하는 분야는 학습지도가 아니라 생활지도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교권 침해 등은 모두 학교생활지도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 난제이다. 생활지도와 직결되는 교사의 전문 지식과 기술 중 중요한 한 요인이 교실관리이다. 교실관리는 하루 일과 중 교사의 교육목적을 충실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학생을 관리 통솔하는 교사의 능력이다. 동시에 학생의 협조와 참여로 학습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가도록 학생을 독려하고 지도하는 기술이다. 교실관리는 수업 중 학생의 학습 태도와도 관련된다. 하지만 교실관리는 수업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학생의 생활습관, 태도, 행동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된다. 교실관리는 학습지도를 위해서는 필요조건이지만 생활지도를 위한 충분조건이다.
교실관리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오늘날 우리나라 교실에는 각종 교실관리 이론이 도입되고 있다. 초등교사는 자신의 교육철학, 신념, 가치관, 과거 경험, 성격 등에 따라 다양한 교실관리 전략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한다. 하지만 초등교사는 학급을 통솔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고, 교실관리 전략을 잘못 운용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특히 신규교사나 경험이 부족한 교사는 교실관리에서 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교실관리에 실패하면서 이들은 심리적으로 좌절하고 자신의 전문적 역량에 대해 실망한다. 실망이 깊어지면 교직을 떠나야 하는지를 깊게 고민한다. 경력이 많은 교사는 비교적 능수능란하게 학생을 관리하지만 파편화된 교실관리 전략 속에서 정작 본인이 어떠한 교실관리법을 사용하는지 지각하지 못한다. 사용 중인 교실관리법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교실관리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본 저서는 초등교사가 겪는 교실관리의 어려움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교사의 애환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면서 해법을 찾아나간 교사의 교실관리 전략을 규명하고자 한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우리나라 교실관리의 방향은 무엇인지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저서는 4부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교실관리의 주 초점이 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탐색하였다. 그 문제를 조명하는 이론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살폈다. 초등교육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교실 문제행동의 실체는 무엇인지도 알아보았다.
제2부에서는 교실관리를 다루었다. 먼저 교실관리는 학급경영, 훈육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살펴보았다. 교실관리 정의를 개괄하면서 교실관리의 개념을 도출하였다. 교실관리와 생활지도의 연관성을 살핌과 동시에 교실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교실관리로 인해 겪는 신규 교사의 고충을 살피면서 교사교육 기관에서 그동안 교실관리를 어떠한 비중으로 다루어 왔는지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교실관리가 소홀히 다루어져 온 이유를 규명하면서 현재 교사교육기관의 교실관리 강좌 개설 여부도 확인하였다. 그 다음 교실관리 유형을 살펴보았다. 교실관리 유형인 훈육으로서의 교실관리, 체계로서의 교실관리, 교수로서의 교실관리에 해당되는 이론들을 정리하였다. 훈육으로서의 교실관리에서는 단호한 훈육, 긍정적 훈육, 논리적 결과가 포함된다. 체계로서의 교실관리에는 존엄스러운 훈육, 교실조직관리 프로그램, 공동체 형성, 상벌 스트레스 없는 훈육이 들어간다. 교수로서의 교실관리에서는 긍정적 행동지원, 내면적 훈육, 갈등해결 및 동료중재, 사법적 훈육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밖의 교실관리 이론을 알아보았다. 구체적으로 문화 반응적 교실관리, 친사회적 기술, 인격교육을 다루었다.
제3부에서는 실제 초등교사가 현장에서 경험하는 교실관리 실태를 설명하였다. 내용은 각 교실관리 이론에 관련하여 교사들이 발제한 주제를 중심으로 기술되었다. 교실관리 관련 자료는 춘천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초등상담심리 전공 과정에 개설된 학교심리 수업시간을 통해 얻었다. 2016학년도 2학기 학교심리 수업은 3시간씩 15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오전에 수강한 교사가 일곱 명, 오후에 수강한 교사가 일곱 명이었다. 2018학년도 2학기 학교심리 수업 역시 3시간씩 15주에 걸쳐 이루어졌다. 오전 여덟 명, 오후 열네 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매 시간 교사들과 함께 발제한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하였다. 2016학년도에는 그 내용을 수업 중 속기하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복기하였다. 복기된 자료는 교사 전원에게 회람하여 확인을 받았다. 2018학년도에는 교사들의 동의하에 토론 내용을 녹음하였다. 녹음된 자료는 모두 전사하였다. 자료는 내용에 따라 대주제와 소주제로 범주화하였다. 그리고 소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였다. 복기된 자료의 이야기는 수업에 참여했던 현장 교사 세 분의 검증을 받으며 수정 보완했다. 녹음된 자료로 구성된 이야기는 교사 전원에게 전자 우편으로 보내어 검증받아 수정 보완했다. 이 책의 제3부 내용은 이러한 자료를 종합하여 구성되었다. 내용은 주로 토론한 주제에 집중되었고, 교실관리의 애환과 해법이 진술되었다.
제4부에서는 초등학교 현장에서 교실관리가 안고 있는 쟁점이 무엇인지를 규명하였다. 그리고 쟁점을 살피면서 교실관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보았다. 쟁점은 최상의 교실관리, 상벌의 명암, 교실의 특수아동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현장 교사들이 안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교실관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본 저서에는 현장에서 학생을 관리 통솔하면서 겪는 초등교사의 각종 애환이 담겨 있다. 현장에서 학생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사는 본 저서의 내용을 통해 고민의 일반화를 경험할 것이다. 교사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찾아낸 해법은 혼자 방황하는 교사에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본 저서는 예비교사, 신규교사에게 학생을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학급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방법을 안내한다. 이들에게 본 저서의 내용은 인격 함양뿐 아니라 전문적 역량을 키우는 데 한몫을 하리라 기대한다.
끝으로 본 저서를 집필하는 데 서른여섯 분의 교사들이 도움을 주었다. 교사들은 수업 과정 내내 열정적으로 발제하고 토론에 임해 주었다. 그 내용은 고스란히 본 연구의 제3부 자료가 되었다.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 분 한 분의 교사가 진정한 교육전문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들은 모두 학생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각 학생이 가진 장점, 약점을 찾아내어 고쳐주며 키워나가려는 사명감이 투철한 교육자였다. 매 순간 교육자로서의 고민을 담아 학생을 대하고, 교육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성찰하는 모습을 볼 때 진정한 교사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교사들이 있음으로 해서 초등학교 현장에서 학생은 제대로 교육받고, 그 교육으로 몸과 마음이 쑥쑥 자랄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이 미래의 주역으로 사회에 나가게 되면 우리 사회의 앞날도 밝으리라 생각한다. 본 저서의 집필에 지혜와 영감을 주신 서른여섯 분의 교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2020년 12월
김 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