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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3호 상세페이지

잡지 문학/교양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

소장종이책 정가15,000
전자책 정가33%10,000
판매가10,000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작품 소개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

“영혼을 뒤흔든 책을 만나고 마침내 돌아올 수 있을 때,
독자는 더 이상 책 읽기 전의 자신이 아니다!”

이번 3호의 책임편집을 맡은 김두얼 교수(명지대)는 지난 2호부터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서울리뷰오브북스》의 변화들에 대해 설명한다. “형식이 때로는 내용을 규정”하듯이 표지나 디자인만으로도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정체성을 담아내 보자는 실험이다.

필진의 다양화, 독자 공간 및 신간 소개란 마련 등 ‘서리북’의 변화는 책 전반에 이어진다. 서평도 깊어졌다. 일례로 편집위원 김영민은 기존 서평의 세 배에 달하는 긴 서평을 썼다. 내용도 심상치 않다. 18세기 연행록과 관련한 다섯 권의 책을 엮어, 홍대용의 사상을 연구했던 굵직한 국내 석학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번 호 표지 사진은 사진작가 이민지의 작품이다. <필드:트립> 작업에서 작가가 방문했던 아이슬란드 여행을 추억하며 구글 어스로 아이슬란드를 다시 찾았다. 다채로워진 표지뿐 아니라 내부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3호 주제가 ‘여행’인 만큼 서리북의 다양한 변화와 실험이라는 여행이 독자들에게 다채롭고 신선한 “지적 여행”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이 책의 시리즈

시리즈의 신간이 출간되면 설정하신 방법으로 알려드립니다.


출판사 서평

“영혼을 뒤흔든 책을 만나고 마침내 돌아올 수 있을 때,
독자는 더 이상 책 읽기 전의 자신이 아니다!”

이번 3호의 책임편집을 맡은 김두얼 교수(명지대)는 지난 2호부터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서울리뷰오브북스》의 변화들에 대해 설명한다. “형식이 때로는 내용을 규정”하듯이 표지나 디자인만으로도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정체성을 담아내 보자는 실험이다.

필진의 다양화, 독자 공간 및 신간 소개란 마련 등 ‘서리북’의 변화는 책 전반에 이어진다. 서평도 깊어졌다. 일례로 편집위원 김영민은 기존 서평의 세 배에 달하는 긴 서평을 썼다. 내용도 심상치 않다. 18세기 연행록과 관련한 다섯 권의 책을 엮어, 홍대용의 사상을 연구했던 굵직한 국내 석학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번 호 표지 사진은 사진작가 이민지의 작품이다. <필드:트립> 작업에서 작가가 방문했던 아이슬란드 여행을 추억하며 구글 어스로 아이슬란드를 다시 찾았다. 다채로워진 표지뿐 아니라 내부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3호 주제가 ‘여행’인 만큼 서리북의 다양한 변화와 실험이라는 여행이 독자들에게 다채롭고 신선한 “지적 여행”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3호 특집: 모든 여행은 세 번 떠난다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에서는 ‘모든 여행은 세 번 떠난다’라는 주제로 특집 서평을 다루었다. 또한 교육학, 인류학, 법학, 역사학 등의 전공자들이 쓴 깊이 있는 서평과 김홍중의 <영화 리뷰>가 더욱더 깊어진 모습으로 찾아간다. 이장욱, 정세랑, 최은영 작가의 에세이는 그들의 시나 소설에는 볼 수 없었던 읽기와 쓰기의 세계에서 작가들이 겪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실었다. 새로 신설된 <디자인 리뷰>에서는 워크룸프레스 공동대표 김형진 디자이너가 ‘디자인’이라는 넓은 무대로 들어서기 전, 본문 디자인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간다. 서리북은 ‘전문 서평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상상하고 기대하는 다양한 ‘리뷰’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는 7편의 서평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더욱 간절해진 ‘여행’의 의미를 묻는다. 어디로 여행을 떠날 것인가? 여행을 떠났을 때 우리는 무엇을 경험하는가? 여행이 꼭 물리적 여행이어야만 하는가? 등등 여행에 대한 독자들의 갈증을 채워 줄 다양한 여행을 소개한다.
바야흐로 ‘위드 코로나’ 시대이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기업과 조직이 근무의 형태가 달라지고 ‘비대면’은 이제 삶의 전반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가장 큰 결핍 중 하나는 ‘여행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낯선 땅, 풍경으로의 여행길이 벌써 2년째 막혀 있다. 공항은 텅텅 비었고,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무착륙 비행기 상품이 개발되었지만, 일 년 내내 자유롭게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다양한 곳으로 향했던 여행자들의 마음을 채워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리뷰오브북스》 3호 특집 “모든 여행은 세 번 떠난다”에서는 팬데믹의 장기화로 발 묶인 여행자들의 상상과 구미를 당기게 할 다양한 곳으로의 여행을 서평을 통해 선보인다. 이번 호 특집 서평을 담당했던 김영민 편집위원은 책 읽는 행위를 여행에 비유한다. 일종의 여행으로 봐도 무방한 ‘독서’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가 닿는다. “아주 진지한 만남을 요구하는 애인 같”은 책 읽기를 통해 우리는 여행을 한다. 서평 쓰기는 책을 더 깊이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다. 독자들을 서평을 통한 “상상의 여행”, 상상의 여행자로 초대하며, 물리적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에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로부터 시작된 여행들이 각각 어떠한 삶의 통찰과 의미를 되새겨 주는지 이번 서리북을 통해 독자들이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스티븐슨의 길(출처: http://www.chemin-stevenson.org)


“앞만 보고 달리게 만들었던 삶의 속도를 초기화시키고, 당나귀의 속도로 찬찬히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귀기울이게 해준다.” 심승희는 「모데스틴! 그리부예! 우리 이제 떠나볼까?」라는 제목으로 『당나귀와 함께한 세벤 여행』과 『당나귀 지혜』 두 권의 서평을 썼다. 『보물섬』의 저자 스티븐슨이 “소박하고 조촐하”기 그지없는 여행기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스티븐슨과 당나귀의 여행이 가진 매력으로, 시골 마을을 둘러싼 자연의 환대, 여행길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호의 그리고 현대인의 삶의 속도를 돌아보게 만드는 ‘당나귀’라는 동행을 꼽는다. 메리필드의 『당나귀 지혜』 역시 함께 여행하는 당나귀 그리부예를 통해 삶에 대한 사유를 확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심승희는 트렌디하지는 않지만, “온기”와 “지혜”가 가득한 당나귀와 함께하는 색다른 여행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을 읽는 것이 새로운 책을 집필하게 해주는 것처럼, 건축 여행은 새로운 건축을 낳는다.” 강예린은 「여행 속에서 나는 건축가가 됐다」에서 건축과 여행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다. 근대 건축의 거장인 르 코르뷔지에의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과 현대를 대표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건축을 꿈꾸다』 등 세 권의 책을 리뷰했다. “독학으로 건축가가 된” 두 사람은, 연결된 세 권의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건축가의 삶을 살았다. 르 코르뷔지에가 건축한 롱샹성당을 방문한 안도 다다오는, 건축 인생에서 인상 깊은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의 역동은, ‘빛의 교회’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결정적인 디딤돌이 되었다. 건축 여행은 두 거장이 작품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뜻깊은 각성의 계기를 제공한다.

“혐한이 일본의 ‘공기’가 되어 가고 있는 지금, ‘양심적 일본 지식인’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박훈은 「너를 보니, 내 옛 생각이 나서 좋다」에서 시바 료타료의 『한나라 기행』을 리뷰한다. “일본 국민 작가”로 알려진 시바 료타료는 1971년부터 25년간 여행기를 연재했다. 부산-김해-경주-부여 등을 여행한 『한나라 기행』을 통해, 박훈은 시바 료타료로 대표되는 ‘양심적 일본 지식인’들의 모순적인 태도를 지적한다. 필자가 유학과 이 책들에서 느낀 것은, 한국/한국인에 대한 일본 지식인들의 “다정스러우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일본 사회에서 커지는 혐한 정서 속에 일본 지식인들의 내재된 “무기력하기만”한 모습을 서평을 빌려 전달한다.

“홍대용의 마음에 큰 파도가 일기 시작한다. 그 파도는 홍대용을 어디로 데려다주었을까?” 김영민은 「원수를 보러 가는 여행: 연행(燕行)과 홍대용의 생각」에서 18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여행기인 ‘연행록’을 리뷰한다. ‘조선 시대에도 해외여행을 했을까?’라고 묻는 독자가 있다면, 김영민의 서평은 이에 대한 훌륭한 대답이다. 조선 사신단의 북경을 향한 여행길에 담긴 의미를 파헤친다. 연행록은 “세계사에서도 지극히 특이하”(『조선연행사와 조선통신사』)다고 평가되는 장르이다. 조선 시대 연행록에 관한 연구는 국내외 학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사료에서도 찾을 수 없는 당시 (상류층) 사람들의 모습뿐 아니라 양국의 모습, 외교 등이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거자오광, 후마 스스무 등은 연행록을 살피며 중화 질서와 주자학의 바탕에서 ‘조선’을 읽었던 외국인의 시선을 담는다. 또 북학파라는 “힙한 집단의 일원”인 홍대용이 여행을 통해 “생각과 인생이 바뀌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김영민은 현재 나와 있는 책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피하지 않는데, 이를테면 월봉저작상을 수상한 『범애와 평등』(박희병) 등을 검토하며, 홍대용 사상이 면밀하게 분석되지 않았음을 비판한다. “주자학 대신 묵자(墨子) 사상에 주목”하여 홍대용의 사상을 “호혜와 평등”과 일맥상통한다고 결론 지은 박희병의 연구가 다소 부정확함을 비판하는 것이다. 박희병의 분석은 대부분의 중국 사상 연구자들이 묵자를 “위계로 기초한 군주 지배 체제”라고 정의한 것과 차이가 난다는 평이다.
김영민은 이처럼 국내외 저자들을 넘나들며, 연행록이라는 장르의 배경이 된 홍대용 사상의 역사적 의의를 찾아간다. 그의 필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조선 시대, 북경으로 여행을 떠났던 사행단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랜드 투어는 몇몇 가문과 그들이 배출한 혹은 그들 주위에 모인 엘리트들이 유럽과 세계를 주름잡던 시대, 그들의 삶의 필요와 비전이 녹아 있는 삶의 한 부분이었다.” 윤비는 「18세기의 어떤 여행(들): 그 야심과 허영과 낭만에 대하여」에서 설혜심의 『그랜드 투어』를 리뷰한다. 김영민이 18세기 동아시아 여행기를 살펴봤다면, 윤비는 같은 시기 유럽으로 향한다. 18세기 영국 상류 계층의 인사들, 특히 상류층 자제들이 “견문을 넓히고 교양을 쌓으며 (......) 대륙을 떠돌았던” 여행. 이름하여 ‘그랜드 투어’. 이 여행은 당시 유럽 엘리트 계층의 “야심과 욕망, 어리석음과 허약함”을 보여 주면서도 “그들의 삶의 필요와 비전”을 담아내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낯선 미지의 땅, 어쩐지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는 유럽, 여행기의 과거를 독자들은 윤비의 서평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근대 유럽은 여행의 아이러니 속에서 탄생했다.” 조준희는 「세계의 발견, 유럽의 탄생」에서 ‘지도’라는 여행의 연관 검색어의 역사를 추적한다. “지도의 역사에 대한 저작”을 쓴 제리 브로턴의 두 책을 서평하며, “세계사를 바꾼 지도들”을 분석하며 당시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키워드를 갈음한다. 본문에 실린 <메르카도르의 지도>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지도 안에 담긴 당대 지역과 사람들의 생각을 추론할 수 있게 해 준다. 지도는 여행을 상상으로 이끌며 기대감을 고취시키지만, “실제 여행을 통해” 만난 세계는 종종 그 상상이 깨지기도 하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우리의 할 일은 끝없이 여행을 꿈꾸고, 새로운 공간을 상상하고, 그곳에서의 유익함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심채경은 「우주 여행도 직업이 되면」에서 우주 여행에 관련된 두 책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와 『중력』을 리뷰한다. “지구 탈출도 직업이 되면 월요병을 유발한다”는 유쾌한 만화인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와 10여 년 전 한국에서 있었던 우주인 선발 과정을 근거리에서 지켜본 기자의 상상력이 곁들여진 소설 『중력』.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가 ‘여행’이 아닌 ‘일상’이 되었을 때 마주하는 녹록지 않음과 그럼에도 새로운 세계를 또다시 꿈꾸는 ‘여행하는 인간’에 대해 돌아본다.


영화 리뷰 /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김홍중은 「서바이벌 미학」에서 김기영의 영화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를 중심으로 리뷰한다. 1955년 영화계에 데뷔한 뒤, <양산도>, <하녀>, <현해탄은 알고 있다> 등의 “문제작”을 남긴 김기영의 영화 속 미학을 분석한다. 김홍중은 김기영의 “기괴한 세계의 작동 원리”를 죽음보다 더 끈질긴 욕망, 즉 서바이벌, 생존 미학에서 찾는다. 죽음은 “허상”인 반면, 생존은 끝나지 않는다. 삶의 본질은 “생존의 기괴함”에 있다는 것을 영화 속에 담긴 김기영의 세계관을 통해 분석한다.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 (사진 출처: DAUM 영화)


디자인 리뷰★(신설)

이번 3호에 새로 신설된 <디자인 리뷰> 코너에서는 워크룸프레스의 공동 대표인 김형진의 글로 시작한다. 김형진은 「‘본문’이라는 이미지」에서 북디자인 하면 으레 떠올리는 ‘표지’ 디자인 이전에 ‘본문’ 디자인에 대해 먼저 비평한다. 본문 디자인을 가름하는 제1 기준인 ‘가독성’이라는 무기가 “부정확한 단어 사용”은 아닌지 질문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책의 판면을 예시로 들면서, 필자는 “본문을 하나의 이미지” 그 자체로 보길 제안한다. 본문 텍스트의 배치, 그 속에 들어 있는 리듬과 호흡 등도 충분히 디자인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에세이 /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LITERATURE’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색깔을 지닌 세 명의 에세이스트의 글이 실렸다.
이장욱은 「책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에서 “글쓰기에 대한 ‘오해 아닌 오해’들을 짚어” 준다.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여, ‘나’라는 세계를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영감을 메모하며 발전하는 글쓰기, 새로운 관점 속에 탄생하는 글쓰기 등 대단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읽고 쓰는 삶을 일상으로 안착시킨 이들에게 알찬 글쓰기 팁을 전수한다.

정세랑은 「정확한 인용에의 욕구」에서 “책을 세상에 내보내는 일”에 따른 고충에 관해 썼다. 맥락 없이 인용된 문장들이 화살처럼 돌아올 때, “내가 쓰지 않은 글들이 내 이름을 달고 퍼지고 있을 때” 등의 곤혹스러움을 고백한다. 책을 세상에 낳을 때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도 “쓰고 싶은 대로 쓰”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최은영은 「책을 내는 기분」에서 3년 만에 책을 낸 소회를 담담히 썼다. 글쓰기를 마치고 책이 되어 글을 떠나보낼 때, ‘자식’을 떠나보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수많은 책 속에 자신의 책을 통해 연결된 독자들과의 만남은 “신비롭”다. 삶이 무너질 때도, 누군가 내 삶을 공격하여 다시 재기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한 미래. 그 현재에 책을 내는 작가의 기쁨과 감동이 잔잔히 느껴지는 에세이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김현경은 「입시지옥은 우리가 평등하다는 증거일까?」에서 이범의 『문재인 이후의 교육』을 리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교육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겪은 진통과 “온라인 교육 모델”의 개발, 문재인 정부의 ‘수시-정시 논쟁’에 대한 교육 정책 그리고 한국 교육 경쟁의 기원을 찾아 나서는 등의 책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 준다. “일반고가 황폐해진” 이유로 『문재인 이후의 교육』의 저자는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까지 마구잡이로 받아 준” 것을 꼽고, 이에 “일반고의 진입 문턱을 높이”라는 해결책을 내세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주장이 “고졸자의 고용률이 대졸자보다 매우 낮”은 실제 상황에 있다고 말하며,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이지 않은 교육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조문영은 「탁월함의 역설」에서 최근 20, 30대 여성들에게 환호성을 불러일으킨 장류진의 소설 『달까지 가자』를 리뷰한다. ‘이더리움’이라는 가상화폐의 시대와 “이제 (......) 이것밖에 없”는 여성 청년 3인방의 현실이 만나 2030 독자들의 깊숙한 공감을 일으킨 현상에 대해 질문한다. 소설 속 3인방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나온 여성 3인방과 오버랩된다. 로켓까지 가자고 소리치는 이들을 향한 응원과 공감 뒤엔 그러나 씁쓸함이 남는다. ‘J곡선’은커녕 소설 속 주인공이 결국 포기하지 못했던 “조용하고 쾌적한” 회사의 자리 하나도 소유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발목을 잡아서이다. 이 소설의 “탁월함”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왼: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
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출처: DAUM 영화)


한승혜는 「남자의 도시, 남자의 예술」에서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을 리뷰하며 여행 너머의 젠더 문제에 주목한다. 사회학자인 저자가 다소 여유로운 여건 속에 다녀온 ‘두 번째 여행’에서 느꼈던 의미 있는 예술적 사유에 왜 여성 예술가들의 모습은 소거되어 있는지 질문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간’과 ‘예술’에 여성이 포함되는”가? 필자는 아름다운 유럽 여행기 이면에 남겨진 이러한 찝찝함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유정훈은 「정치의 자리에 대한 질문과 응답」에서 『일본의 굴레』와 『상의하달 민주주의(Top-Down Democracy in South Korea)』를 리뷰한다. 외국인의 눈으로 본 일본과 한국 사회를 바탕으로 쓰인 두 책에서 공통으로 “정치가 어떠한 장(場)에서 이루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필자는 ‘책임성(accountability)’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어, 정치의 자리에 대해 응답한다.

안동섭은 「무당은 알겠다. 그런데 유생은?」에서 한승훈의 『무당과 유생의 대결』을 리뷰한다. “무당처럼 날아서 유생처럼 트집을 잡아보겠다”는 필자는 책에서 “한국 신유교의 시초로 평가되는 안향의 승리”가 다소 과하게 여겨진 측면, ‘유생’에 대한 설명은 다소 미비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신유교’와 ‘성리학’이라는 용어 속에 담긴 뉘앙스 차이를 적절하게 잡아내지 못한 점 등을 비판적으로 지적한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3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가며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런 비판을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3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좋은 책은 무엇인가에서, 좋은 서평은 무엇인가로!”


저자 소개

저자 및 편집위원 소개

편집위원 강예린 권보드래 김두얼 김영민 김홍중 송지우 심채경 박상현 박진호 박 훈
이석재 조문영 홍성욱
편집장 홍성욱
책임편집 김두얼
필자 (게재순)

심승희
교수. 지리를 전공했고 2003년부터 청주교대에 재직하면서 장소와 지역, 지리교육 관련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서울, 시간을 기억하는 공간』, 『여행기의 인문학 1,2』(공저) 등을 썼고, 최근에는 20여 년을 함께 한 답사 팀과 장항선 기차 노선을 따라 지역을 답사하고 글쓰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강예린
본지 편집위원. 건축가.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브릭웰’, ‘생각이섬’, ‘윤슬’ 등의 공간을 디자인했으며, 공저로 『도서관 책자』, 『아파트 글자』 등이 있다.

박훈
본지 편집위원.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일본근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메이지유신, 동아시아의 정치문화 등을 연구해 왔고 한일관계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메이지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메이지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가 있다.

김영민
본지 편집위원. 작가이자 사상사 연구자.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서로 『중국정치사상사』, 산문집으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공부란 무엇인가』가 있다.

윤비
정치학자. 역사학자. 도상학자. 베를린 훔볼트 대학 정치학과에서 고대와 르네상스 정치사상을, 역사학과에서 중세 정치사상을 강의하고 연구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부터 서양 중세문학의 풍자와 웃음까지 다양한 주제를 연구한다. 현재는 신뢰와 정치에 대한 대중서를 쓰고있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가르치며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사회과학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조준희
서울대학교 자율전공학부에서 가르치고 있다. 중세말 근대초 유럽사를 연구하며, Rereadinf Huizinga: Autumn of the Middle Ades, a Centruty Later (편서), 『지중해: 필리페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역서) 등에 참여했다.

심채경
본지 편집위원. 태양계 천체를 연구하는 행성과학자.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 재직하며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가 있다.


김홍중
본지 편집위원. 사회학자. 사회이론과 문화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가르친다. 최근 관심은 물성(物性), 인성(人性), 생명, 영성(靈性)의 얽힘과 배치이다. 지은 책으로 『은둔기계』, 『마음의 사회학』, 『사회학적 파상력』이 있다.

김형진
그래픽 디자이너. 워크룸프레스 공동 대표. 『영혼을 잃지 않는 디자이너 되기』, 『펭귄 북디자인 1935-2005』,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등을 번역했으며, 『휴먼 스케일』(공저)을 썼다.

김현경
인류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EHES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사람, 장소, 환대』가 있으며, 현재 한국의 실업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책을 쓰고 있다.


조문영
본지 편집위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인류학자.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은 책으로 『THE SPECTER OF “THE PEOPLE”』(‘인민’의 유령), 엮은 책으로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민간중국』,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한승혜
작가. 서평집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와 비평·칼럼집인 『다정한 무관심』을 썼으며 서울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는 중이다. 소설과 사람에 관심이 많다.


유정훈
변호사. 정치와 법의 상호 작용, 정치의 사법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읽고 쓴다. 서울신문, 피렌체의 식탁에 주로 미국 정치와 연방대법원, 차별과 평등의 문제에 관해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장욱
시인. 소설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캐럴』등의 책을 썼다.

정세랑
2010년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구에서 한아뿐』,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 여섯 권의 장편소설과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더해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있다. 2013년 창비장편소설상, 2017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최은영
소설가. 지은 책으로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밝은 밤』이 있다.

목차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실에서∥김두얼

특집 리뷰 특집을 기획하며: 모든 여행은 세 번 떠난다, 책 읽기도 그렇다∥김영민

모데스틴! 그리부예! 우리 이제 떠나볼까?∥심승희
여행 속에서 나는 건축가가 됐다∥강예린
너를 보니, 내 옛 생각이 나서 좋다∥박훈
원수를 보러 가는 여행: 연행(燕行)과 홍대용의 생각∥김영민
18세기의 어떤 여행(들): 그 야심과 허영과 낭만에 대하여∥윤비
세계의 발견, 유럽의 탄생∥조준희
우주 여행도 직업이 되면∥심채경


영화 리뷰 서바이벌 미학 - 김기영의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김홍중

디자인 리뷰 ‘본문’이라는 이미지∥김홍중


리뷰

입시지옥은 우리가 평등하다는 증거일까? ∥김현경
탁월함의 역설∥조문영
남자의 도시, 남자의 예술∥한승혜
정치의 자리에 대한 질문과 응답∥유정훈
무당은 알겠다. 그런데 유생은?∥안동섭


문학: 에세이

책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이장욱
정확한 인용에의 욕구∥정세랑
책을 내는 기분∥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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