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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작품 중에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는 소설이라 쉽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제목에 나오는 ‘정체성’의 의미를 남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내 수준에서 이해한 것으로는 그닥 다르지 않은것 같다. 남자들이 더 이상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었다고 상심하는 샹탈이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변호를 해주지 않고 침묵했던 친구를 원망했던 장마르크나 모두 자신의 정체성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찾으려 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의 정체성을 죽여가며, 혹은 모른척 하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트러블 없이 그냥저냥 살기로 작정하면서부터 사람들은 서서히 권태에 빠진다. 다섯 살 난 아이가 죽으면서 샹탈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찾아가는 혁명적인 변화를 갖는다. 마치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 ‘리틀 보이’처럼. 죽은 아이는 잊고 새 아이를 가지라고 종용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들과 선을 긋고 샹탈은 자신보다 어린 연하남 장마르크와 동거한다. 장마르크는 샹탈에게 첫눈에 반한 후 그녀와 동거하며 함께 살고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늘 그녀보다 여유가 없는 빠듯한 삶을 산다. 어느 날 샹탈이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원하는 평범한 여자처럼 보이는 상황에 실망하고 충격을 받는데, 그녀를 기분좋게 해주기 위해서 시작한 가짜편지 사건이 효과를 보이자 거기에 다시한번 질투를 느끼며 불편해한다. 자신의 작전이 샹탈에게 들키고 이에 배신감을 느낀 그녀와 감정적으로 틀여저 결별의 위기에 놓이게 되자 절실해진 그는 아무 대책도 없이 그녀를 찾아 런던으로 쫓아가고 그의 삶은 뒤죽박죽이 된다. 소설의 마지막에 샹탈이 악몽에서 깨어나는 설정으로 마무리 되는데,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부터가 꿈인지 현실인지 당췌 구별하기 쉽지않다. 그저 장면장면에서 닥치는 사건들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전체 이야기를 짐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줄거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이 소설을 단순하게 남자들의 시선을 원하는 여성의 본성이나 누군가 자신을 흠모하고 있음을 알게된 후 변하는 여성들의 알 수 없는 활력에 대한 이야기로 치부하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보다는 좀 더 근원적인 문제, 즉 자신이 바라보는 정체성에 대한 규정, 그리고 과연 자신의 정체성이 타인의 관점이나 평가에 따라 달라지고 흔들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찌됐든, 쿤데라는 쉽지 않다. 짧은 소설이 더 어렵다. <무의미의 축제>가 떠오른다. 짧다고 처음 집어들었다가 아이쿠 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 <정체성>도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________ “권태가 측량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늘날 권태의 양은 과거보다 훨씬 늘었다고 할 수 있지. 과거의 직업은, 적어도 대부분의 직업은 정열적 집착 없이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지. 그들의 땅과 사랑에 빠진 농부, 아름다운 탁자를 만들어 내는 마술사인 내 할아버지, 모든 마을 사람들의 발 크기를 외우던 구두 수선공, 그리고 산지기, 정원사도 마찬가지였어. 당시에는 군인도 아마 정열적으로 살인을 했을 거야. 삶의 의미는 문제되지 않았지. 삶의 의미가 그들의 공장, 그들의 밭에 그들과 아주 자연스럽게 공존했던 거야. 각각의 직업은 그 고유한 직업 의식, 존재 방식을 낳았지. 의사는 농부와는 다른 식으로 생각했고 군인은 초등학교 교사와는 다른 행동 양식을 가졌지. 오늘날 우리는 모두 비슷해.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 무관심하다는 공통점으로 균일화된 거지. 이러한 무관심이 열정이 된 거야. 무관심이 우리 시대의 유일한 집단적 열정인 셈이지.” 정체성 | 밀란 쿤데라, 이재룡 저 #정체성 #밀란쿤데라 #민음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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