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정체성 상세페이지

정체성

  • 관심 4
소장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30%↓
9,100원
판매가
9,100원
출간 정보
  • 2021.05.28 전자책 출간
  • 2012.05.18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7.4만 자
  • 10.2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7416583
UCI
-

이 작품의 시리즈더보기

  • 농담 (밀란 쿤데라, 방미경)
  •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방미경)
  • 삶은 다른 곳에 (밀란 쿤데라, 방미경)
  • 이별의 왈츠 (밀란 쿤데라, 권은미)
  • 웃음과 망각의 책 (밀란 쿤데라, 백선희)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이재룡)
  • 불멸 (밀란 쿤데라, 김병욱)
  • 느림 (밀란 쿤데라, 김병욱)
  • 정체성 (밀란 쿤데라, 이재룡)
  • 향수 (밀란 쿤데라, 박성창)
  • 소설의 기술 (밀란 쿤데라, 권오룡)
  • 배신당한 유언들 (밀란 쿤데라, 김병욱)
  • 커튼 (밀란 쿤데라, 박성창)
  • 만남 (밀란 쿤데라, 박성창)
  • 자크와 그의 주인 (밀란 쿤데라, 백선희)
정체성

작품 정보

■ 샹탈, 시라노에게 설레다

어린 아들이 죽은 후 샹탈은 남편과 이혼하고 연하의 연인 장마르크와 살고 있다. 자신이 늙어 간다는 사실에 서글퍼하던 샹탈은 어느 날 장마르크에게 “남자들이 더 이상 날 쳐다보지 않아.”라는 말을 던지고, 장마르크는 샹탈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익명으로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 익명의 남자가 ‘시라노’라고 이름을 밝히고 서서히 자신의 구체적 욕망을 드러낼수록 샹탈은 묘한 즐거움과 설렘을 느끼고, 장마르크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자신이지만 자신이 아닌 이 남자에게 질투를 느낀다.

■ 짜릿하고 씁쓸한 공감 100% 연애 편지 대소동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가 있는데 여자는 왜 낯선 남자로부터의 찬사를 원할까? 장마르크는 쓸쓸해하는 연인을 자신이 위로해 주려 하지 않고 왜 익명의 존재로 가장한 채 그녀에게 편지를 보낸 걸까? 그 미묘한 내면 심리를 쿤데라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녀를 사랑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아무리 해 주어도 소용없고 사랑에 가득한 시선도 그녀에겐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의 시선은 외톨이로 만드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장마르크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투명하게 변한 두 늙은이의 사랑스러운 고독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죽음을 예고하는 슬픈 고독이다. 아니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의 시선이 아니라 천박하고 음탕한 익명의 시선, 호감이나 취사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랑도 예의도 없이 필연적으로, 숙명적으로 그녀 육체로 쏟아지는 시선이다. ―작품 속에서

불특정 남성으로부터 관심과 욕망의 시선을 받는 것, 거기에서 자신의 매력과 자신감을 되돌아보는 보통 여자들의 심리를 간파해 낸 쿤데라의 솜씨는 그야말로 날카롭고 세련되었으며, 설득력 있다. 거기다 쿤데라 특유의 유머까지 덧붙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설 분위기에 재미와 흥미를 더했다.

샹탈이 익명의 연애 편지를 받고 처음 느낀 감정은 ‘불쾌함’이었다. 구애가 아닌 조롱이라 느꼈다. 하지만 편지가 거듭될수록 그녀는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잊혔던 열정과 순수한 설렘을 되찾는다. 하지만 샹탈이 편지를 보낸 사람의 정체, 혹은 그 정체성에 의혹을 품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 관계에는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

■ 꿈인 듯 현실인 듯 모호한 우리의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너’는?

샹탈과 장마르크, 두 주인공을 비롯한 『정체성』 속 등장인물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무심한 듯 스쳐 지나간 타인의 ‘진짜 모습’에 대해 혼란을 겪는다는 점이다.
샹탈을 만나러 해안가로 간 장마르크는 멀리서 머릿수건을 쓰고 걸어오는 여자를 샹탈이라고 착각하고 충격을 받는다.

마침내! 그의 쪽으로 돌아선 그녀가 그를 알아본 것 같았다. 그는 기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손을 치켜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는 무심한 채 모래사장을 애무하는 바다의 긴 물결을 눈으로 좇으며 서 있었다. 그녀의 옆모습을 본 지금에서야 그가 틀어올린 머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머리를 감싼 머플러라는 것을 확인했다. 다가섬에 따라 그가 샹탈이라고 믿었던 여자가 늙고 추하고 우스꽝스럽게도 다른 엉뚱한 여자로 변해 갔다.
사랑하는 여자와 다른 여자의 육체적 외모를 혼동하는 것. 그는 얼마나 여러 번 그런 일을 겪었던가! 그리고 항상 똑같은 놀람. 그녀와 다른 여자들의 차이가 그렇게 미미한 것일까? 이 세상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고 그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의 실루엣을 어떻게 알아볼 수 없단 말인가. ―작품 속에서

한편, 샹탈이 한때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남자라 의심했던 동네 이웃, 카페에서 마주치는 남자, 세탁소 주인, 회사 동료 등, 흔히 ‘이럴 것이다.’라고 믿었던 것과는 다른 면모들이 그들에게서 발견되고, 급기야 샹탈은 자신이 정말 잘 안다고 여긴 장마르크의 마음까지 믿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샹탈은 점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과거의 자신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그녀는 누구인지 혼란에 빠진다.

가볍고 흥미진진한 연애 편지 소동으로 시작된 이 소설, 『정체성』은 밀란 쿤데라가 언제나 던져 온 화두를 담은 작품이다.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불확실한 자아를 보듬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 대한 성찰을, 짧지만 넓은 행간에 담고 있는 철학 소설이자 동시에 오늘날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연애 소설인 것이다.

작가

밀란 쿤데라
출생
1929년
경력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데뷔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 La Plaisanterie』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7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60년대 체코와 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버린 체코이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는 신화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나라, 유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 때문에 오히려 더욱 그 본질이 더 잘 보이는 듯한 그 나라.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반,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찢겨진 존재들의 복합성, 그리고 또한 둘로 쪼개진 세계와 유럽의 드라마와 작가의 근원적 정신질환의 원인은 체코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는 프랑스로 망명 후 소설가로서의 성공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1968년까지 나는 체코 국내의 소설가였을 뿐 아무것도 외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 뒤에 작품들이 더러 번역이 되긴 했습니다만 체코 안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한 겁니다. 내 책들이 먼저 나온 곳은 파리였고 나로서는 그 상징적 의미를 매우 귀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밀란 쿤데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다. 지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978년에 출간된 『이별』은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별』은 현대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우리의 삶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수놓으면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의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등이 있다.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농담 (밀란 쿤데라, 방미경)
  • 개정판 |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방미경)
  • 89개의 말 . 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 (밀란 쿤데라)
  • 납치된 서유럽 (밀란 쿤데라, 장진영)
  • 개정판 | 작가란 무엇인가 1 (파리 리뷰, 움베르토 에코)
  • 책그림책 (밀란 쿤데라, 크빈트 부흐홀츠)

리뷰

3.9

구매자 별점
8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 다시 읽은 소설은 처음 읽었을 때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을 재독하며, 예전에는 그저 연인 사이의 심리를 그린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소설이, 이번에는 존재의 근거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특히 샹탈의 불안은 단순한 감정의 동요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더 이상 확신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의 균열처럼 느껴졌다. 소설은 연인인 샹탈과 장마르크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해변에서 샹탈은 더 이상 남자들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것은 단순히 매력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 속에서 또렷해지던 자신의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그녀의 불안을 눈치챈 장마르크는 익명의 연애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여전히 그녀를 욕망하고 있다는 감각을 되살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편지는 위로가 되기보다 오히려 그녀를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 보이지 않는 시선은 그녀를 지탱해주기보다, 그녀의 정체성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를 드러내는 증거가 된다.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을 목말라 하는 샹탈에게 익명의 편지는 가까스로 꺼져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붙잡고 있게 하는 위태로운 불씨와 같았다. 그것은 그녀를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붙들어주지만, 동시에 언제든 꺼질 수 있는 연약한 빛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 불씨를 통해 겨우 자신이 아직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반면,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공주’는 샹탈과는 다르다. 세상의 기준 속에서 스스로를 지워버린 채 살아가던 그녀 역시, 오랫동안 자신을 의심하며 살아온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도착한 한 남자의 따뜻한 마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것은 꺼져가는 불씨를 연명하게 하는 바람이 아니라, 깊이 잠들어 있던 그녀의 정체성을 단단히 일깨우는 도끼였다. 그 사랑은 그녀를 다른 존재로 바꾸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도록 깨워주었다. 샹탈이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 했다면, <파반느>의 ‘공주’는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무관심이 우리 시대의 유일한 집단적 열정”이라 했던가. 모두가 자신의 일과 삶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그 무관심 속에서 서로 닮아가는 시대. 어쩌면 샹탈의 불안 역시 그곳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감각,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라는 존재의 윤곽마저 흐려지는 경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사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좋은 양분으로 삼아, 꼭꼭 씹어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내는 일이야말로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어떤 사랑은 꺼져가는 불씨를 겨우 붙잡아 주고, 어떤 사랑은 잠들어 있던 존재를 깨우는 도끼가 된다. 그리고 그 차이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랑이 도달한 자리의 깊이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_______ “권태가 측량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늘날 권태의 양은 과거보다 훨씬 늘었다고 할 수 있지. 과거의 직업은, 적어도 대부분의 직업은 정열적 집착 없이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지. 그들의 땅과 사랑에 빠진 농부, 아름다운 탁자를 만들어 내는 마술사인 내 할아버지, 모든 마을 사람들의 발 크기를 외우던 구두 수선공, 그리고 산지기, 정원사도 마찬가지였어. 당시에는 군인도 아마 정열적으로 살인을 했을 거야. 삶의 의미는 문제되지 않았지. 삶의 의미가 그들의 공장, 그들의 밭에 그들과 아주 자연스럽게 공존했던 거야. 각각의 직업은 그 고유한 직업 의식, 존재 방식을 낳았지. 의사는 농부와는 다른 식으로 생각했고 군인은 초등학교 교사와는 다른 행동 양식을 가졌지. 오늘날 우리는 모두 비슷해.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 무관심하다는 공통점으로 균일화된 거지. 이러한 무관심이 열정이 된 거야. 무관심이 우리 시대의 유일한 집단적 열정인 셈이지.” 정체성 | 밀란 쿤데라, 이재룡 저 #정체성 #밀란쿤데라 #민음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geo***
    2026.03.02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프랑스 소설 베스트더보기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김남주)
  • 이방인 (알베르 카뮈, 김화영)
  •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오증자)
  •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용경식)
  • 농담 (밀란 쿤데라, 방미경)
  • 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김이랑)
  • 몬테크리스토 백작 1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 오증자)
  •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정혜용)
  • 구토 (장 폴 사르트르, 임호경)
  • 페스트 (알베르 카뮈, 유호식)
  •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황현산)
  •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최정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마르셀 프루스트, 김희영)
  •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정홍택)
  • 이방인 (알베르 카뮈)
  • 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임호경)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김남주)
  • 사랑의 요정/양치기 처녀/마의 늪 (조르주 상드, 김문해)
  • 그 바다의 마지막 새 (시빌 그랭베르, 이세욱)
  • 삼총사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