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는 고수위 옴니버스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모텔에서
친구들에게 아다라는 이유로 놀림 받던 인웅은 번번이 여친 사귀기에 실패하고, 결국 다른 방법으로 아다를 떼기로 마음먹는데…….
- 출장 마사지?
“……네, 네에.”
- 뭐, 불러줘요?
“네? 아, 네! 가, 감사합니다…….”
- 잠깐 기다려요.
뚝.
대답을 더 들을 겨를도 없이 전화가 뚝 끊겼다. 인웅은 벙찐 표정으로 멍하게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뭐야, 아는 곳이 있는 건가? 하긴 이런 곳이라면 더 잘 알 법도 했다. 연계된 곳이 있다든가. 얼떨떨한 기대감과 긴장이 묘하게 섞여 손끝이 저릿했다.
그 뒤 한 30분쯤 지났을까? 고요하기만 하던 문밖에서 처음으로 낯선 발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인웅의 방 앞에서 멈췄다.
똑똑.
쿵, 쿵, 쿵.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방망이질했다. 나 드디어…… 아다 떼는 거야? 이제 와 약간 후회가 든 건 좀 젊은 분으로 해달라고 할 걸. 하는 생각이었다.
잠시 마음을 진정하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인웅은 가슴을 부여잡고 조심스레 문고리를 돌렸다.
끼익.
문이 열렸다. 문틀에 손을 짚고 고개를 푹 숙인 남자가 고개를 치들었다. 키가…… 왜 이렇게 커? 앉아 있을 땐 몰랐는데 머리를 뒤로 한참 젖혀야 남자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어…….”
“출장 마사지 부르셨죠. 화끈하게 모시겠습니다.”
2. 야외에서
SNS에서 변태짓을 일삼던 한세는 우연히 디엠을 통해 자신과 잘 맞는 유리를 만나게 되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오프를 수락하는데…….
“거기, 흣, 이상……! 으응! 아!”
꾸욱, 꾹. 마사지하듯 자극점을 압박하는 행위와 촉촉한 점막 사이에 갇힌 좆기둥이 흡착되어 강하게 빨리는 감각이 끝내 한세를 막다른 절벽까지 내몰았다.
한세의 고개가 힘없이 꺾이며 뾰족한 목울대가 훤히 드러났다. 희부옇게 퇴색된 시야 사이로 휘영청 뜬 조각달이 빼꼼 걸렸다.
파르르. 전신이 감전된 것처럼 경련하고, 복근이 빳빳하게 뭉쳤다. 이윽고 자지를 머금고 있던 채건율의 입안에서 뽀얀 정액이 꿀럭꿀럭 쏟아졌다. 눈물로 범벅이 된 텅 빈 낯에 나뭇잎이 만든 그림자가 반쯤 드리워졌다.
한참을 입안 가득 한세의 정액을 받아낸 채건율이 아주 느릿하게 입술을 떼어냈다. 그러고는 바닥에 정액을 뱉곤 장난스레 씩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목구멍 찢어지는 줄 알았네.”
갈라져 쇳소리가 섞인 음성이 한세의 고막을 건드렸다. 그러나 온몸이 축 처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채건율은 떨어진 휴대폰을 유유히 집어 들고는 완전히 맛이 간 한세의 얼굴에 다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이제 겨우 맛보기 끝났는데 벌써 지치면 안 되지. 이제 뒤로도 싸야지, 강한세.”
3. 센터에서
이능력자 관리센터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의명은 S급 에스퍼 태인욱의 폭주 전조 증상에 폭주 관리실로 호출당하고, 거기에서 맞닥뜨린 태인욱은 의명을 가이드라고 오해하게 되는데…….
“하아, 읍! 응……!”
의명은 눈꺼풀을 바르르 떨며 태인욱의 가슴을 밀어냈다. 그러나 돌덩이처럼 단단한 에스퍼의 신체는 벽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미동조차 없었다.
“읏……!”
의명의 눈꼬리에서 참지 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발끝이 시트를 죽죽 밀어댔다. 머리가 아득해지는 것 같은 키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태인욱은 손을 내려 의명의 얇은 바지 위를 더듬었다. 투박한 손이 성기를 틀어쥐자, 맞붙은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샜다. 위는 쪽쪽 빨리고 아래는 뭉근하게 짓눌려 온몸이 성감대가 된 것처럼 저릿저릿했다.
“하아, 존나 세워 놓고 왜 처울어.”
입술을 떼어낸 태인욱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미친 건가? 만지면 당연히 발기할 수밖에 없다. 폭주에 가까워지면 원래 뇌도 같이 망가지는 모양이다. 의명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말을 꿍얼거리며 입술을 거칠게 닦았다.
그러나 이미 한참이나 맛이 간 태인욱은 기분 나쁠 법한 그 행동에도 태연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의명의 다리 사이에 있는 구멍이었다. 하지만 아직 조금 더 공들일 필요가 있었다. 그는 들썩대는 마른 몸통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쯧, 하고 혀를 찼다.
“태, 태인욱 에스퍼! 저 가이드 아니에요! 저는 의료 지원팀에서 나온…….”
“그래. 알겠으니까, 씨발, 아가리 좀.”
4. 엘리베이터에서
희대는 얼굴만 대충 익힌 남자 둘과 우연히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그 어둠 속에서 누군가 제 몸을 만지기 시작하는데…….
“윽, 뭐 하는……!”
“쉿.”
낮게 깔린 음성이 경고하듯 귓가를 긁어내렸다. 씨발, 누구야.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서 상대의 목소리를 분간하는 건 천재나 가능한 일이었다.
엘리베이터 벽면이 좁게 느껴질 만큼 거리가 가까워졌다. 가슴이 압박된 탓에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희대는 죄 없는 턱관절에서 아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어금니를 깨물며 어둠 속에서 머리를 굴렸다. 이윽고 저와 얽힌 남자의 다리에 기술을 걸려던 순간.
“흡…….”
엉덩이골 사이를 거칠게 짓뭉개는, 뜨겁고 단단한 무언가. 그건 희대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갑작스레 닥친 낯선 감각에 작게 반항하던 몸이 완전히 굳어졌다.
“읏, 흐으…….”
발기한 남자의 좆이 엉덩이를 뭉근하게 비벼댔다. 알고 싶지 않아도 남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생리적 현상에 희대가 입안의 여린 살을 짓씹으며 불쾌감을 떨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희대는 포기하지 않고 한쪽 다리를 휘둘렀다. 그러나 결박이 풀리기는커녕 도리어 엘리베이터가 휘청거리며 불안감만 더 키울 뿐이었다.
“하, 하지 마…….”
5. 수영장에서
물공포증 때문에 수영장을 찾은 우준은 수영 강사인 권새벽의 호의로 늦은 저녁 개인 강습을 받기로 하고, 곧 권새벽은 은밀한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여기에도 자꾸 힘을 주네.”
권새벽이 우준의 아랫입술을 물고 쭉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 들었던 말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어 우준을 곤란케 했다. 이미 달아오른 몸은 권새벽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전류가 이듯 찌릿찌릿했고, 옅은 기대감이 켜켜이 쌓여만 갔다.
“흐…….”
“괜찮아요. 계속 연습하면서 익숙해지게 만들면 되니까.”
권새벽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우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었다. 무너진 몸이 번쩍 들려 풀장 가장자리 턱 위에 앉혀졌다. 그는 우준의 다리를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눈높이가 훅 높아졌다. 우준이 황급히 오므리려고 힘을 주었으나 강한 힘에 저지되었다.
뭘 하려는 지에 대한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커졌다. 우준이 입술을 깨문 채 열에 들뜬 시선으로 권새벽의 정수리를 응시했다.
권새벽은 우준의 무릎뼈에 입을 맞추며 눈을 치켜떴다. 쪽, 쪽, 쪽. 허공에서 끈적한 시선이 마주쳤다. 깊고 까만 눈동자에 얼핏 불티가 튄 것 같았다. 우준의 종아리를 아프지 않게 주무르던 권새벽이 손가락 사이로 살이 튀어나올 만큼 세게 잡고 휙 당겼다.
“아……!”
아슬아슬하게 엉덩이만 가장자리에 걸친 자세였다. 안 되는데! 그제야 제 아랫도리 사정을 깨달은 우준이 정신을 차렸다. 우준이 놀라 발버둥 쳤지만, 발목을 속박한 힘에 곧장 제압당했다.
“우준 씨도 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