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끝이 없고 죽음은 시작일 뿐”
서스펜스 심리 스릴러와 고딕 유령 이야기의 완벽한 결합
웨스턴 헤리티지상 수상작 『헝거』의 작가 앨마 카츠 국내 초역
역사와 초자연적 현상을 결합한 환상소설로 미국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앨마 카츠의 미스터리 소설 『심연The Deep』이 (주)현대문학에서 출간됐다. 미 서부 개척시대에 일어난 비극적 실화 ‘도너 파티’ 사건을 소재로 한 『헝거The Hunger』로 웨스턴 헤리티지상을 수상한 카츠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는 것은 처음이다.
서스펜스 심리 스릴러와 고딕 유령 이야기의 완벽한 결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1912년 침몰한 호화 유람선 타이태닉호와 4년 후 1차 세계대전 중 침몰한 자매선 브리태닉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두 배에 모두 탑승한 실존 인물에게서 모티프를 따온 주인공을 통해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다룬다.
불안한 순간과 불길한 욕망으로 가득한 매혹의 서사
타이태닉호와 브리태닉호의 비극에 관한
심연보다 더 차갑고 오싹한 진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4년 전 타이태닉호 침몰에서 살아남은 객실 승무원 애니 헤블리는 친구의 권유로 병원선으로 개조된, 타이태닉의 자매선 브리태닉호에 간호사로 승선한다. 타이태닉 때와 마찬가지로 불길한 예감을 느끼는 가운데 타이태닉호에 함께 탔던, 애니에겐 특별했던 남자 마크 플레처가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선에 실려 온다.
타이태닉호가 첫 항해를 떠나던 날, 애니는 우는 아기 온딘을 안고 쩔쩔매는 마크 플레처를 처음 만났다. 마크를 도와주며 애니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일등실 승객인 마크 플레처와 그의 아내 캐럴라인 플레처는 애니의 담당은 아니었지만, 애니는 온딘을 돌보는 것을 도와준다는 구실로 마크에게 계속 다가간다. 곧 타이태닉호 항해가 순조롭게 시작되고, 일등실 승객 매들린 애스터가 하인으로 데려온 일곱 살 소년 테디가 배 안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여자의 부드러운 노랫소리를 듣는다. 테디는 멍하니 노랫소리를 쫓아가다가 바다로 추락할 뻔하지만, 다행히 주위에 있던 누군가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아이는 어딘가 모르게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날 밤, 일등실 손님들 몇몇이 기자인 윌리엄 스테드의 방에 모인다. 초자연적 현상을 믿고 혼령과 소통할 수 있다고 여기는 스테드는 테디의 이야기를 듣고 이 배에 악령이 씌어 있으며, 이 악령은 최근에 세상을 뜬 사람의 영혼일 거라고 말한다. 그 악령을 소환하기 위해 교령회를 연 것. 교령회가 한창 고조되어갈 때, 애니 헤블리가 갑자기 방에 들어와 테디가 발작을 일으켰다고 알린다. 매들린 애스터를 포함한 승객들이 놀라 달려갔을 때 아이는 이미 기이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데……
*
소설은 1912년 빙산에 부딪혀 침몰한 타이태닉호와 4년 후 독일군이 설치한 기뢰 폭발로 침몰한 병원선 브리태닉호의 비극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존재의 개입이라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다.
1912년과 1916년의 상황을 교차해 보여주는 형식을 띠는 이 소설은 초반에 여러 등장인물이 교대로 등장해(실존 인물과 허구적 인물이 섞여 있다) 배에 나타나는 불길한 징조들을 각자의 시점으로 바라본다. 중반에 이르면서는 화자 중 한 명인 주인공 애니 헤블리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 자신의 정체에 혼란을 느끼는 그녀의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묘사한다.
이는 극도로 불안하게 흔들리는 애니의 심리를 따라 이야기를 쫓아가는 독자에게 묘한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이어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에 따른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바다의 여신 더바사나 바꿔친 아이 같은 아일랜드 설화가 버무려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독자는 섬뜩하고 불길한 느낌과 함께 조금씩 실마리가 풀려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 두 침몰 사고의 충격적인 소설적 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작가가 장치해놓았던 단서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거대한 수수께끼의 퍼즐이 맞춰지는 오싹한 기분, 독자는 이 매혹적인 소설의 첫 장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집착에 가까운 사랑, 증오로 얼룩진 복수,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전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은밀한 비밀, 로맨스, 거듭되는 반전,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결말, 그리고 여기에 타이태닉호라는 배경. 훌륭한 소설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작품 안에 담겨 있다. 「옮긴이의 말」에서
추천의 말
“분위기 있는 산문과 절묘한 디테일. 변화무쌍한 서사가 색채와 깊이를 더한다.” 『커커스 리뷰』
“타이태닉호 첫 항해의 비극과 4년 후 1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서 되살아나는 공포를 그렸다. 실제 역사에 어두운 초자연적 반전을 가져온 매력적인 소설.” 『로커스 매거진』
“공포에 물든 과거로의 여행. 독자들은 피할 수 없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속에서 비밀과 계급과 유령에 관한 어둡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게 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느리게 타오르지만 만족스럽게 오싹한 이야기.” 북리스트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사회 계층 사이에 존재했던 깊은 분열을 탐구하고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으스스한 초자연적 이야기가 탄생했다.” 북트리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충분하고 상세한 조사를 바탕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야심찬 설정을 타이태닉호처럼 화려한 산문으로 풀어냈다. 고딕 유령의 초자연적 분위기가 스릴 넘치고 풍부하며 무섭고 불안하다. 무엇보다도 진심에서 우러나온 작품이다. 이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읽어야겠다. 눈부신 천재 작가의 도래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린다.” 조시 맬러먼(소설가)
“역사와 드라마, 로맨스와 고딕 이야기의 교차. 타이태닉호와 자매선 브리태닉호의 실화를 잊을 수 없는 어둡고 무서운 이야기로 엮는 작가의 방식은 경이롭다. 심연보다 더 차가운 오한이 스며든다. 아름답게 쓰여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 C. J. 튜더(소설가)
“타이태닉호와 자매선 브리태닉호의 침몰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초자연적으로 재해석한 이 소설은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로 가득 찬 소용돌이로 독자를 끌어당겨 결코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대니얼 트루소니(소설가)
“완벽하게 재현된 역사에 미스터리와 공포의 요소를 혼합한 작가는 과거를 다시 쓰는 데 성공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길한 현재를 느끼게 하는 풍부하고 매혹적인 소설을 내놓았다.” 루이스 베이어드(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