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인, 봄 문학콘서트 ‘만남’
-우리 글과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문학콘서트!
아름다운 우리 글과 말로 가슴을 울리는 문학콘서트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연인 2014년 봄호(통권 21호)를 발행합니다. 새봄처럼 항상 새롭게 시작하는 행복한 봄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특별기획 <특종자료발굴> 이번 호에는 박목월 시인의 <흐르는 밤에>(1947) 외 26편의 시가 발굴 게재됩니다. 박목월 시인의 이미지 시와 동시, 역사적인 배경을 모티브로 한 목적시(3.1절, 4.19 의거, 6.25, 8.15 광복절 등 국가 기념일을 노래한 시)들이 대부분으로, 특히 박목월 시인의 별세2년 전 육영수 여사 서거에 대한 <조가(弔歌)>와 <님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핏줄 속에 살아 있다>라는 시는 육영수 여사의 인품에 대한 추모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방 직후 국보인 조선왕조실록을 북한으로 훔쳐내려 했던 백남운(북한 외무성 장관 역임)의 실제 사건, 박민걸의 <국보 조선왕조실록 865권을 훔쳐낸 백남운> 실화 비화가 소개되며,‘한국 문단 이면사’는 백철 선생의 <나와 개벽 시대> 회고 글이 발굴되어 게재됩니다.
<특종자료발굴 해설> 박목월의 목적시와 ‘개벽’ 이면사와 수사 비화
1. 박목월의 이미지 시와 목적시
이번 <특종자료발굴>에는 박목월 시인의 시 27편이 소개된다. 1947년 1월 4일자에 『東亞日報』에 발표된 시 <흐르는 밤에>부터 1976년 8월 13일자 『서울신문』에 발표한 시 <님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핏줄 속에 살아 있다> 등 27편의 시를 발굴 소개한다.
이 시들은 『漢城日報』, 『聯合新聞』, 『學園』, 『京鄕新聞』, 『自由新聞』, 『世界日報』, 『朝鮮日報』, 『民國日報』, 『大韓日報』, 『嶺南日報』 등 신문에 발표한 시와 잡지 『文化』, 『學園』에 발표된 시들이다. 이 27편의 시들은 문학적인 시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배경을 모티브로 한 목적시들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시 <님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핏줄 속에 살아 있다>는 육영수 여사의 2주기를 맞아 발표된 추도시다. 목적시는 본격적인 시문학 장르의 범주에서는 별개의 것으로 본다. 그러나 박목월 문학의 시대 역사적 상상력을 일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일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참여 의식이나 분단 문제에 대한 시인의 정신 세계와 자연인으로서의 삶의 면모를 탐색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그중 청록파의 한 분인 박목월 시인은 1916년에 태어나 1978년에 별세하셨기 때문에 시 <님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핏줄 속에 살아 있다>는 별세하시기 2년 전에 발표한 시로서 육영수 전 영부인의 인품에 대한 추모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순수시인 <흐르는 밤에>는 시인의 후기 시 특징을 결정하는 단초적인 시라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시이다. 흔히 일반 독자는 청록집에 실린 박목월의 자연 친화적인 서정시에 그 인식이 고착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의 후기 시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현대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후학들의 시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시가 <흐르는 밤에>이다.
밖에는 눈보라 밤이 있었다
밖에는 흐르는 밤이 있었다
椅子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山川은 날고
장미는 시들고
겨운 한밤에
樹木이 울었다
숨 차는 네 壁
검은 유리창
크게 도는 물구비
우는 潮流
두 눈 치뜨고
앉아 있었다
밖에는 눈보라 밤이 있었다
밖에는 흐르는 밤이 있었다.
-시 <흐르는 밤에> 전문
위의 시 <흐르는 밤에>의 발상은 눈보라가 내리는 밤을 흐른다는 이미지로 시작된다. 그 밤이 의자에 앉아 있고 흐르는 밤에 따라 ‘산천은 날고/장미는 시들고’ 수목은 물고, 폐쇄된 벽이라는 이미지로 연결된다. 중국 시학인 비잠동치(飛潛動植) 즉 상승 이미지와 하강 이미지, 동적 이미지와 정적 이미지를 적절하게 배치한 이미지의 유기적 구조가 돋보이는 시다. 박목월 초기의 서정적인 서정시의 맥락을 확산시켜 후기에서 보여 준 이미지스트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시이다. 그뿐 아니라, 이 시는 현대시의 한 전형적인 운율을 보여 주기도 한다.
2. ‘개벽’이면사와 ‘조선왕조실록’ 도난 실화
백철이 쓴 한국 문단 이면사 <개벽(開闢) 시대>는 29년대 ‘개벽’을 통해 창작활동을 했던 문인 등과 그들의 문학사적 위상을 명증하게 정리한 평론이다. “작가로서 횡보 염상섭, 빙허 현진건, 월탄 박종화와 평론가로선 회월 박영희, 팔봉 김기진 등 그리고 시인으로선 무엇보다도 소월 김정식 같은 사람은 ‘개벽’에서 탄생하여 ‘개벽’에서 큰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뿐이랴. 이밖의 20년대의 모든 시인과 작가들이 거의 태반이 이 ‘개벽’ 잡지를 무대로 하고 작품 활동을 한 사람들”, “주요한, 안서 김억, 상아탑 황석우까지, 그리고 조금 늦어서 수주 변영로, 파인 김동환, 그리고 시인으로서 이상화 등을 다 들게 되며, 그리고 1923년에 등장한 이채적인 문단 그룹인 신경향파 사람들”이 그것이다. 그리고 ‘폐허’, ‘장미촌’, ‘백조’등도 소개한다.
특히, ‘혜성’지의 편집장으로서 소설가 채만식의 인간적인 면모와 개벽사의 홍일점이었던 작가 송계월을 둘러싼 염문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문단의 이면사는 문인들의 스캔들과 작품에서는 자명하게 알 수 없는 자연인으로서의 삶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한, 이번 호에는 박민걸이 쓴 ‘구옥실(舊王室)에 없어진 국보(國寶)를 찾기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국보(國寶) 조선왕조실록 865권을 훔쳐낸 백남운(白南雲)>에 대한 비화를 소개한다. 백남운이라는 사람은 북한의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다. 이 사람은 조선 이왕가 소장본 ‘조선왕조실록’ 700여 권을 북한에 빼가려 한다. 그러나 경찰 수사관에 의해 도난당했던 국보를 찾아낸 비화를 소개한 글이 이 글이다. 미궁에 빠질뻔한 드라마틱한 사건을 해결한 우리 수사관들의 활약이 흥미롭게 읽힌다. 물론 이 글은 문학적인 작품이 아닌 논픽션이지만 논픽션이라는 장르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문학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요한 자료이다.
-유한근(문학평론가·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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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장편소설 <화이트 타이거> 출판기념회를 이근후 박사님을 비롯한 라나 가의 지인들과 함께 네팔에서 성대하게 치러져 ‘별난 네팔 출판기념회’라는 이름으로 <그림에세이> 11회분으로 나갑니다. 사회 전 분야에 계신 분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통해 이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기획에세이 <여운>은 김용복(시인), 방귀희(솟대문학 발행인), 신지견(소설가), 우영춘(우소아과 원장), 이인기(3선 국회의원), 정선희(시인) 씨를 모셨습니다.
시대를 반영하는 문자화된 우리글과 말들의 발굴, 재조명함으로써 글과 말의 역사성과 문화사적 의미를 찾아가는 기획특집 <글글말말>에는 웃으며 건강하게 살자는 ‘월화수목금토’와, 영화 <겨울왕국> 명대사,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감동의 순간들로 꾸몄습니다.
강만수 시인의 일어 번역시 9회분을 비롯하여, 김익회 수필가의 <섬에서 쓴 일기>, <함께 가는 세상-이강조>, <한 줄의 시-유창근>, <더불어 사는 세상-방귀희>, <사진으로 떠나는 세계 문학기행-배경숙>, <산행에세이-박병준>, <장기오의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 <이지윤의 짧은 글-긴 감동>, <고정국의 체험적 글쓰기론>, <영화 느리게 걷기-이호> 등 연재물에 대한 계속적인 성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