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인생 질문

팀 켈러, [팀 켈러의 인생질문], 두란노, 2019 저자인 팀 켈러 목사는 현역 기독교 작가로서 최고의 반열에 올라있다. 특히 21세기 C.S.루이스라는 별명과 함께 팀 켈러 목사의 저술을 연구하는 연구가들이 생겼으며, 2019년말에는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라고 하는 팀 켈러 연구서가 출간되기도 했다. 아직 생존하는 인물에게 이런 칭송을 하는 것이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책을 잘 접하지 요즘 세대 사이에서 팀 켈러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어떻게 그런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런데 이런 의문은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왜 저자가 이런 칭송을 받고 있는지를 충분히 가늠하게 해준다. 저자의 책은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이 시원한 청량감은 제도권 종교와 특히 기독교를 우습게 여기는 뉴욕 맨해튼의 야심차고 똑똑한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비결이 되고 있다. 이 비결은 맨해튼에 리디머 교회를 개척하여 주일예배에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만 5천 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이런 동력을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 마음이 팀 켈러 연구가로 자처하거나 팬덤을 형성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팀 켈러 연구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늘 소개하는 [팀 켈러의 인생질문]이라는 책은 그의 저서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강점은 인생을 살아가며 생기는 질문에 대해 “무슨 질문인지 잘 안다. 이렇게 답을 해보면 어떨까?”로 이끌어가며 답을 함께 찾아가 준다는데 있다. 인생에서 생기는 의문과 그것들이 해결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팀 켈러가 가진 탁월한 능력이다. 본인이 예전에 어느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부흥회 강사께서 청중들에게 자기가 던지는 모든 질문에 "예수 그리스도"라고 답하라고 했다. 그리고 강사는 폭풍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당신의 인생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누가 당신을 구원하실 분이십니까?" 등등 쏟아지는 질문에 생각하지 않고도 “예수 그리스도”라고 답하면 다 맞아 들어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물론 인생의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가 맞다. 그런데 문제는 맨해튼에서는 아니 현재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방법이 효과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그래서 팀 켈러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왜 인생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셔야 하는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 지 우리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용어로 친절히 설명함으로 우리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방법을 취한다. 얼마 전, 본인이 여자 교우 대상으로 조직신학 강의를 했다. 강의 중에 청중들은 질문을 좀처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새로운 수강자가 오셨는데 궁금한 것에 대해 강사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질문은 그 강의에서 꼭 알아야 하는 핵심 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 제대로 설명이 안되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질문하였다. 이렇게 강의 중에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자연스럽게 강의에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을 확인해 준다는 것이다. 질문이 주는 유익은 엄청나다. 질문에 대해 대답이 준비되지 않으면 허공을 치는 답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 질문만큼 바른 대답도 중요하다. 질문에 대해 대답을 준비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누구나에게 필요하다. 질문을 하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질문한 사람은 자신이 질문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 질문의 방향성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자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처녀 잉태를 고지해 주었을 때, 마리아가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것을 칭찬한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이 없었다면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라고 하는 계시를 듣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심을 솔직히 표현할수록 그만큼 얻는 게 많아지고, 정직한 의문을 제기할수록 주변 사람까지 그 혜택을 누린다’ 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 저자는 진정한 “믿음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의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확신한다는 뜻이다.”라고 정의한다. 질문이 있는 사람이 답을 찾아나서듯 인생의 질문이 있는 사람이 인생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본서의 영어책 제목(Encounters with Jesus: Unexpected Answers to Life's Biggest Questions)을 [인생질문]이란 제목으로 선정하였는데 의미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번 책을 크게 2부로 나눈다. 1부에서는 인생 질문에 대해 예수님과 만나 인생의 답을 얻게 된 나다나엘, 니고데모, 마르다와 마리아, 예수님의 어머니, 막달라 마리아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영원한 삶을 위해 현실에서 어떻게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한 답을 소개하고 있다. 성경본문의 예수님과 각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캐낸 금광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꺼내 하나씩 보여준다. 질문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질문이 있는 자리가 축복된 자리다. 문자 너머로 전달되는 저자의 강한 신뢰와 확신에서 나오는 문장을 통해 해답을 찾는 희열을 느낀다면 책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결국 팀 켈러의 [인생질문]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저자에게 무장해제되어 예수님께로 이끌려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성서 전체를 조망하는 깊은 통찰력으로 복음서 익숙하던 구절구절들을 다시 음미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