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 2세대 기업인의 숙명적인 라이벌 구도를 조명해본다.
옛날에는 영토나 왕권을 다투는 라이벌이 있었지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은 록펠러와 카네기, 마쓰시타와 혼다, 스티브 잡스와 빌게이츠처럼 기업을 이끄는 기업가들의 라이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병철과 정주영. 두 사람은 이 땅에 자본주의가 개화하면서 형성된 제1세대 기업가군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서로 대조적인 성격, 대조적인 사업을 벌였음에도 일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한 경쟁을 통해서 동반 성장했던 숙명의 라이벌이었다. 그들은 매우 대조적인 성격과 사업관을 가지고 있지만, 남다른 야심과 지모를 가지고 거대기업을 일으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었다. 두 사람의 공과(功過)는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갈릴 수 있겠지만, 그들이 오늘의 한국 경제를 만든 두 주역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제1세대 기업가들을 가고 그들이 세운 기업을 물려받은 제2세대 기업가들이 선진한국을 위해 뛰고 있다. 정몽구와 이건희. 두 사람은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정주영과 이병철의 아들이자 그 후계자들이다.
그들은 제2세대 기업가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아버지들을 이어서 오늘날의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숙명의 라이벌이 되었다. 그들의 숙명적 라이벌 관계를 조명한다.
창업자의 대를 이은 2세대 기업인들의 기업경영 방법을 비교해보고, 2세 경영자의 롤 모델을 제시한다.
정몽구와 이건희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제2세대 기업가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살아남은 성공한 후계자들이다. 또한 두 사람은 주력 상품과 시장은 다르지만 상품경쟁력 강화, 현지화 전략, 브랜드 가치 향상, 환경경영 체제, 글로벌 경영혁신 등의 거의 동일한 ‘글로벌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면서 본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라이벌이 되어 있다. 이 책은 두 라이벌의 일대기를 통해서 그들의 놀라운 경쟁력과 특유의 리더십의 비밀을 밝혀보고자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을 통해 창업과 아울러 수성의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중국 속담에 ‘창업은 쉽고,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創業易守成難)’는 말이 있다. 창업 1대에서 거대한 부나 사업을 이룩했더라도 자손들이 이어받아서 몇 대에 걸쳐 부귀영화를 누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창업자는 자신이 일으킨 사업의 요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서 어떤 난제가 생길 때 적절히 대응하고 위기를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창업 2대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개의 경우 창업자의 자손들은 창업자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논리적이며, 더 좋은 품성을 타고난다. 하지만 사업은 지식이나 품성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수성(守成)을 이루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마디로 말해서 창업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수성도 어려운 것이 사업이다. 그런데 정몽구와 이건희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제2세대 기업가를 대표하는 후계자들로, 창업에 이은 수성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두 사람, 더 나가 두 기업을 통해 창업과 수성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과 성공의 열쇠를 찾아본다.
서로 다른 기업 체질을 지닌 두 회사의 리더들의 기업운영과 경영방식을 비교 분석하여 그들의 성공요인과 역량을 살펴본다.
삼성의 경우 창업주인 선대 회장이 타계한 지 20년이 지났으므로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의 경우는 선대 회장이 타계한 지 아직 15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정몽구는 현대·기아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끌어올리며 자동차만으로도 재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놓고 있다. 삼성과 현대의 두 후계자는 짐 콜린스가 말하는 강력한 추진력과 겸손, 자기반성의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경영자로서 선대 회장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이 이끄는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구는 데 성공한 모범적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어쩌면 그런 운명을 피해 갈 수도 있던 사람들이었다. 정몽구는 차남으로서 정주영의 후계자가 되기에는 요원한 인물인 듯 보였다. 하지만 장남인 정몽필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왕자의 난’ 등의 우여곡절 끝에 뚝심의 사나이인 그는 정주영의 실질적인 후계자가 되고 말았다. 또한 이건희도 3남으로서 이병철의 후계자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병철의 장남과 차남이 ‘사카린 사건’ 등 오명을 남긴 사건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3남인 이건희가 삼성의 대권을 이어받았다. 여러 가지 같은 조건과 상황, 아니면 전혀 정반대인 스타일의 두 사람의 2세의 경영자가 지닌 공통점과 전혀 다른 차이점을 통해, 기업운영과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 그들이 지닌 경영관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성장하는 한국경제의 발전적인 모델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