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상을 구한 CEO 노아
노아의 방주는 이상하다. 무슨 배가 키도 없고 돛대도 없다.
배의 밑바닥도 장사방형으로 평평하다.
배가 완공되고 노아와 가족, 그리도 동물 등이 올라탔다.
비나 내리고 나면 승선할 것이지 비 내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승선을 시작했다.
승선을 시작한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니 노아와 가족, 동물들은 맑은 날 답답한 뱃속에서 무려 7일간을 지내야했다.
노아의 방주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 와서 답답한 방주 안에 들어가 앉은
노아와 그의 가족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을까?
인류의 최대 최고의 코미디를 노아가 연출했다.
그러나 방주 밖에 모여든 사람들은 몰랐다.
코믹해 보이는 일주일간 아니 120년 동안의 연출이 사실은 대홍수를 앞두고 그들에게
온몸으로 변화를 촉구하는 간절한 호소인 것을.
일주일 후 비가 내렸다. 창세 이래로 그 이후로도 볼 수 없는 무자비한 비가 내렸다.
배는 서서히 차오르는 물결을 따라 위로 떠올랐다.
노아는 위기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하였다
2007년 1월 22일, 세계경제포럼은 ‘글로벌 리스크 2007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는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촌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5~6년 뒤 큰 혼란을 맞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다른 국내 CEO들도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주장하고 있다.
기원전 2천여 년 전에 노아는 “세상의 악함으로 인하여 대홍수가 일어날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그로부터 120년 후 세상은 범람했고 노아는 세상을 구했다.
노아는 시대를 읽은 결과, 반드시 홍수가 닥치리라는 것을 예견했다. 대 변혁이 일어나는 길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을 만큼 노아의 시대는 불온했고,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라기보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노아는 이런 혼돈의 시대를 완벽하게 이겨낸 것이다.
기원전 노아의 시대와 격변의 21세기가 둘 다 위기라고 한다면 이러한 때일수록 미래를 예측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자질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는 노아와 같이 주변의 냉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20년 동안 방주를 준비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과 실천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노아 - 그 새로운 리더십
경제학의 선구자인 애덤 스미스는 경제활동의 두 기둥이 ‘이기심’과 ‘공감(empathy)’이라 하였다. 그동안은 이기심만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주역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인간의 유전자에 탐욕이 새겨 있어서 탐욕을 자극하고 만족시켜주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이기심을 자극해 성장을 추구하던 전래의 방식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경쟁심보다는 배려와 공감, 개인보다는 집단과의 연대가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성장우선의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배려가 절대가치인 시대의 리더십은 전혀 다른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로 예를 들면 전자는 모세, 후자는 노아이다.
모세는 카리스마적인 지도력, 열정적 실행, 개인능력의 극대화와 성취욕망을 품고 최고의 보상-가나안-을 향해 나아갔다.
반면에 노아는 공감의 지도력, 냉정하고 사려 깊은 실행, 공동체 능력의 함양, 성숙의 욕구로 방주를 만들었고 세상을 구했다.
노아는 단기적인 승부에 연연하지 않았고 긴 호흡으로 먼 미래를 보며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신중하게 그러나 또박또박 자기의 길을 걷는 노아는 어떻게 보면 수행의 길을 떠나는 수도사 같기도 하고 도를 닦는 은둔자와 같기도 하다.
노아는 수도사적 영성을 지녔다. 즉 절제의 미학과 은둔의 고고함을 풍기는 노아의 리더십은 스킬보다는 성품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성품의 리더십은 겉과 속이 같을 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모두가 반대하는 방주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노아는 당대의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노아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찬동하지도 않았으나 노아라는 사람 자체는 신뢰했다. 노아는 신뢰받는 사람이었다. 노아가 사람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었던 것은 노아의 성품이 승자의 독식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행복을 지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노아는 변화의 중심을 헤쳐 나갔다
노아는 대홍수의 경고를 받고 가장 먼저 자신을 변화시켰다. 다른 사람에게도 변화를 촉구했지만 강요하지는 않았으며, 자신은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100년을 더하여 20년을 참고 기다리며 스스로 변화했던 것이다.
노아는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류역사상 가장 긴 세월을 참고 기다린 사람이다.
노아의 인내가 값진 이유는 세상을 등지고 두문불출(杜門不出)한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꿋꿋이 참을성과 믿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노아는 대중 선동가가 아니었다. 노아는 수도사였다.
120년 후에 닥칠 대 재앙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자 혼자 가슴에 품고 방주를 지었다.
그래서 방주 만들기는 노아에게 면벽(面壁)한 수도사의 좌선(坐禪)이기도 했다.
수도사에게 제일 중요한 덕목은 자기 관리이다.
자기가 자기의 감독이 되어 자기 살을 꼬집어 인내하고
자기가 자기를 쳐 복종시켜 저 미래의 빛을 행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