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면 그 안에는 분명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그 무엇이 담겨 있습니다.
2014년 11월, 2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화제가 되었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고조선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공무도하가]의 첫 소절입니다. 수천 년 전에 옛 사람들의 노래가 영화로 다시 태어나 지금의 우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준 고전의 힘이었습니다. 이처럼 [공무도하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옛 사람들이 즐겨 부른 노래나 시, 설화 등 우리나라 고전이 단순히 책 속의 내용으로만 존재하고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옛날 가야에서 김수로 왕을 영접하며 불렀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로 시작하는 [구지가]는 현재 김해국립박물관 근처에 ‘구지봉 공원’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휴식처를 제공하면서 당시 가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백제인이 즐겨 불렀다는 [정읍사]의 배경이 되는 전라북도 정읍시에서는 최근 ‘정읍사문화공원’을 새로 조성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포항시에서는 ‘연오랑세오녀’의 설화를 배경으로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울산광역시에서는 매년 10월이면 ‘처용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9년 ‘처용무’를 세계인이 보존해야 할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백제 무왕의 이야기인 ‘서동요’가 전해지는 전라북도 익산시에서도 ‘익산서동축제’를 통해 고전의 가치를 되살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의 고전 작품들이 마당극이나 영화, 노래, 현대의 문학 작품으로 새로 해석되어지고 재창조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고전은 시대가 바뀌어도 꾸준하게 읽히고 계승되고 있으며,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전문학을 접하다 보면 옛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들처럼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고전문학은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디서 왔는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알려 줍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면 그 안에는 분명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그 무엇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옛날 사람들은 어떤 고전을 읽었을까?》에는 우리 옛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우리나라 문학사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얘기되는 고조선 때의 [공무도하가]부터 고려 시대의 [단심가]까지 작품 23편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고조선과 삼국 시대의 문학’ ‘통일신라 시대의 문학’ ‘고려 시대의 문학’까지 각 시대별로 한국 문학사에서 주요한 작품들을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작품 소개는 물론이고, 이 작품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고, 작품과 관련하여 어떤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지, 그리고 지금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전문학이 멀고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하며, 우리 문화의 뿌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함께 해 볼까요?’ 코너를 통해 좀 더 작품을 이해하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2권 《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떤 고전을 읽었을까?》에서 조선 시대 옛 사람들이 즐겨 읽은 고전 27편을 담아 ‘아름다운 우리 문학 이야기’ 고전 시리즈를 1,2권으로 만들었습니다. 1, 2권을 통해 소개하는 총 50편의 작품들은 한국 문학사에서 주요한 작품들로, 고등 교과 과정인 고전문학을 통해 배우는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문학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고전이라고 하면 따분하고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문학도 재미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전문학을 입시 공부하듯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 문학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책으로 10대 청소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