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남편, 아버지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 아내, 아들, 딸에게 밝히는 50대 남자들의 솔직한 속내!
우물쭈물하다 나이 먹은, 50대를 위한 변명?
한 교실에 6,70명은 기본이었고, 2부제 수업도 흔했던 1960년대에 그들은 국민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입시를 치른 세대이면서 진학할 때마다 최고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때는 자의든 타의든 민주화의 물결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열심히 달려왔다. IMF와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견디다보니, 100세 시대에 은퇴 이후 준비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미 정년을 맞은 사람도 있고, 정년이 코앞에 닥친 사람이 넘쳐나지만 경제적인 준비도 하지 못했다. 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라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듣고 있지만 현실감은 없다.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한 남자가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큰소리 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50대 특유의 허세를 부리며 이야기한다.
“그래! 우리 힘들다. 그래서 어쩌라고? 아직 50년이나 인생이 남았는데 다시 시작하면 되지”라고.
“나 아직 살아 있다”며 꼰대 취급, 한물 간 노땅 취급, 남자 노릇 못하는 퇴물 취급은 절대 사양한다.
평균 수명이 70인 시대에 50대가 중장년이었다면,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의 50대는 아직 청년이라고, 그래서 살아온 날 만큼 살아갈 날이 남아 있지 않냐며 반문한다. 그 어려운 시절을 살았으니 생존 본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저자는 50대가 100세까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할까? 우선 첫 번째로 내려놓기를 이야기한다. 어깨에 힘 빼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무게를 내려놓기. 다음은 새로운 생존법 터득하기다.
인생은 숨은그림찾기다! 아직 50년이나 남았다!
국가적으로 성장은 멈춰 있고 복지는 미흡하다. 돈도 없고 건강에 자신도 없다. 가장의 권위는 사라지고, 놀 줄도 모른다. 비빌 언덕도 없다. 아내와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독립했는데, 우리는 아직 울타리 속에 갇힌 애와 같다. 그래서 50대 남자들은 외롭다. 그런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스스로 뭔가를 해내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다. 솔직하게 말하면 불안하다. 친구들과 만나면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저자는 젊은 날에 잘 나가던 일간지 경제부 기자를 거쳐 인터넷신문을 창간해 승승장구했다. 한동안 정치에 뜻을 두고, 그곳에 몸을 담기도 했지만 힘만 빼고 나왔다. 아내와 함께 요식업 창업도 해봤다. 빈털터리가 되지 않을 정도에서 정리했다. 그러다가 다시 10년 만에 현직 기자로 돌아왔다. 50대가 되어 현직 기자로 돌아오니 주변의 반응은 “왜 거기 앉아 있느냐?”는 어이없다는 표정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왜? 나 다시 돌아왔어. 빽도가 뭐 어때서?”
저자는 말한다. 50대가 되면 진정으로 내려놓을 줄 알아야 남은 인생에서 지금과는 다른 행복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가장의 권위를 내려놓는 순간 가족과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지위와 나이를 버리는 순간 젊은 친구들에게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고, 경험과 경력을 던지는 순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생겨난다고.
이 책은 50대를 위해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을 해라 등의 지침을 주지는 않는다. 50대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얘기하고 있다. 때로는 당당하게 자신 있다고 큰소리를 치다가도 작은 일에 의기소침해지는 평범한 50대 남자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50대를 사는 동년배들에게 일상의 작은 일에서 행복을 찾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새롭게 살아보자며 용기를 준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 아내, 아이들에게 ‘우리 요즘 이래!’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우리의 아버지, 남편, 부장님의 얼굴이 저절로 떠오른다. 50대만이 알 수 있는 웃음과 눈물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정말 다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다며 호기를 부리던 저자는 어느새 거친 세상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저자 스스로 말하듯 인생은 숨은그림찾기일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너무 일찍 걱정하며 사는 것은 아니냐며 손을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