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변 응만변. 만 가지 변화를 한 가지 불변하는 가치로 대응한다는 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이 정권을 대하는 태도가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는 한 가지 불변하는 가치로 정권과 정세의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한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이어졌던 보수 정권의 교묘하고 치사했던 언론 통제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김환균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최우선 개혁 과제로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을 제시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언론 개혁 방식이 과거 보수 정권처럼 언론 장악과 통제라면 그 또한 비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언론은 진보든 보수든 모든 권력에서 독립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환균 위원장은 문재인 행정부와 국회가 언론장악방지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환균 위원장은 명품 다큐멘터리 <인간시대>를 만든 PD다. MBC가 무너지면서 하루아침에 제작 현장에서 내쫓겼다. 언론 환경이 가장 엄혹했던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과 희망과 기대와 혼란이 뒤섞인 문재인 정권의 시작을 거치면서 언론노조 위원장으로서 투쟁 현장의 최선봉에 서 있다. 그도 요즘은 문득 제작 현장으로 복귀하는 꿈을 꾼다. 언젠가는 말이다.
MBC는 과연 회생할 수 있을까?
2016년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태블릿PC’를 특종 보도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올랐다. 언론이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자, 시민들은 광장으로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다. 언론의 역할은 그것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게 언론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은 권력의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이 되어버렸다. 이명박․박근혜 10년의 보수 정권 기간에 언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스스로 망가졌으며, 대한민국 전체를 망가뜨렸다. 일부 언론인들은 보수 정권에 부역하면서 언론인의 사명을 저버렸다. 문재인 정권의 적폐 청산 1호가 언론 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이유가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 개혁의 선봉에 서 있다. 그는 언론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권력을 향해 칼끝을 벼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국회에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이 하루빨리 통과되기를 고대한다. 언론이 모든 권력에서 독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환균 위원장은 2012년 공정 방송을 위해 MBC 파업에 참여했다. 2010년 이명박의 최측근인 김재철이 MBC 사장으로 온 이후 MBC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잃어버렸다. 김재철 사장은 MBC의 DNA를 바꾸겠다며 인사권과 예산권을 흔들어 MBC를 망가뜨렸다. 갑판 PD와 아나운서와 기자가 대거 해직되었고, 일부는 비보도 분야로 좌천되었다.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은 항상 어떤 권력과도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편해지는 것을 감수할 자신이 없으면 언론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 원칙이 있다면 건강한 긴장 관계가 이루어진다.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은 조종(弔鐘)을 울려야 할 지경이 되었다. 비판과 감시 없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이제 언론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새 나라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