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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기, 괴물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연대기, 괴물

소장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30%9,100
판매가9,100
연대기, 괴물 표지 이미지

연대기, 괴물작품 소개

<연대기, 괴물> “그 울음은 목숨을 가진 지상의 모든 것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역사의 악몽을 되짚어 살아내는 생생한 기억 체험
더 이상 해원도 위안도 없을 고통의 연대기

19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개도둑」으로 등단한 이래 지난 36년간 이상문학상, 단재상, 요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작가 임철우의 다섯번째 소설집 『연대기, 괴물』이 출간되었다. “사건들의 기록자” “기억의 발굴자”(문학평론가 김형중)이자 “탁월한 서정시인”(문학평론가 김현)이라는 평가가 공존하는 그의 소설 이력은 역사의 환부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면서도 절제된 정서와 문학적 깊이를 유지해온 그의 오랜 작풍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소설집 또한 비극을 응시하고 그 연원을 좇아 기어코 악몽 같은 심연을 마주하고야 마는 일곱 편의 소설이 묶였다. 하지만 전작들인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 『황천기담』 등에서 임철우가 마련했던 마술적이고 신화적인 공간, 환상과 위로의 여지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작가는 반성하고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지 못한 채 격변해온 사회,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 조그만 숨구멍조차 마련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더 밀도 있게 채워 넣는다. 제목처럼 연속된 수난의 역사를 생의 연대기로 기입해나가며, 그 고비마다 들끓었던 폭력들을 포착해낸다. 대체적으로 요즈음 단편들보다 좀더 긴 호흡으로 씌어진 이 소설들은 일견 쓸쓸하고 어두운 이야기들로 읽힐 수도 있지만, 임철우가 오래 천착해온 ‘기억과 죽음에 관한 사유’가 고스란히 녹아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 언어를 넘어서는 공감의 장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출판사 서평

괴물의 시대, 너와 나의 고통을 잇는 연대기

괴물과 처음 맞닥뜨렸던 날을 그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일곱 살, 아니 여덟 살이었던가. 아마 여름방학이었을 것이다. 머리 위로 땡볕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한낮. 외가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뒤란의 작은 대숲을 그는 멍하니 건너다보고 있었다. 집 안은 물밑처럼 조용했다. 여느 때처럼 그는 혼자였다. 얼음 조각을 어금니에 물고 있는 것 같은 그 지독한 외로움에 그는 이미 익숙했다. 그에겐 부모에 대한 기억이 전무했다. 세 살 때 헤어졌다는 생모는 얼굴 윤곽조차 지워진 채 아슴푸레한 체취로만 남았고, 생부는 아예 그 존재 자체가 비밀에 묻혀 있었다. 덥고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였다. 뒤란 대나무 숲은 미동도 없이 정적에 싸여 있었다. 피 묻은 쇠갈고리를 쥔 사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수많은 시체들. 수면 위에 해파리처럼 풀어져 너울거리는 여자들의 치렁한 머리채…… (「연대기, 괴물」, pp. 53~54)

어느 한 순간 한 걸음만 돌아서면 커다란 구멍이랄까 함정이 발밑에 무수히 깔려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정말이지 어느 사이에 괴물로 변해버린 이 끔찍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괴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이런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고 사회든 개인이든 너나없이 진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임철우· 류보선 대담, 「기담이라는 장르의 발명과 모계사회라는 역성혁명」, 『문학동네』 2014년 여름호)

그간 임철우 소설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좌우 이데올로기 갈등에서 비롯된 양민 학살, 독재 군부 정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계엄군의 폭력 진압 등 한국 역사의 가장 처참한 사건들을 소설화해왔다. 전쟁을 직접 경험했던 임철우 이전 세대에서 이러한 비극을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별안간 들이닥친 일’, 혹은 ‘화해하고 극복할 상처’로 종종 상정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임철우는 광기에 사로잡혔던 사람들의 면면, 그리고 이들로 인해 그 고통스런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애에 집요하게 파고들어왔다. 표제작 「연대기, 괴물」은 보도연맹 사건부터 베트남 전쟁, 세월호 사건을 잇는 비극의 연대기, 이 연속된 고통을 괴물의 환상으로 겪어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긴 세월 무연고자로 살아온, 고엽제 후유증으로 물집에 뒤덮인 채 끝내 환각을 쫓아 지하철로 돌진해 생을 마감해버리는 그는 한 세대의 상징적 초상처럼 읽히기도 한다. 제정신으로 버텨내기 어려운 시대, 너나없이 함정으로 빠져들고 광기에 몸을 맡기게 되는 순간, 가해와 피해, 죽음과 살인이 혼재된 긴 흐름을 작가는 서늘하리만치 정직하게 재현해낸다.

죽음이란 벽 앞에서 절실하게 살려내는, 당신이라는 기억

거기 시간의 덩어리 하나, 세월의 불룩한 자루 하나가 홀로 방치된 채 소리 없이 녹아내리고 있다. 그 누추한 자루 속에 담긴 한 생애의 모든 시간, 추억, 풍경 들 그리고 이야기 들도 함께 지워지고 있다. 그렇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작고 이름 없는 세계 하나가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저녁」, p. 152)

그런데, 막상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갑자기 무서워졌어요. 문득 주위를 돌아보니, 이 넓은 세상에 내겐 아무도 없는 거예요. 부모, 형제, 친구조차도요. 아무도 나를 모른다면, 난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이 지상에 잠시 왔다 간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도록 외롭고 무서웠어요……(「간이역」, p. 202)

이 소설집을 관류하는 주제는 무엇보다도 기억과 죽음이다. “당신이 말하는 해묵은 역사니 지나간 사건 따위를 나는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난 단지 사람을,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죽은 자와 아직 살아 있는자. 그들의 이름 없는 숱한 시간들을, 사랑과 슬픔과 고통의 순간들을 나는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작가 후기」, 『백년여관』, 한겨레출판, 2004)라고 말한 바 있듯 임철우의 소설에서 죽은 자의 시간은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 현재형이 된다. 지상에 홀로 방치될 육신,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사라질 운명들의 애처로움에 주목하는 그의 안타까운 시선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번 「작가의 말」에서 인용된 “기억한다는 것은 일종의 윤리적 행위이며, 그 안에 자체만의 윤리적 가치를 안고 있다. 기억은 이미 죽은 이들과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 시리고도 유일한 관계이다”라는 수전 손택의 말에서 발견할 수 있듯 임철우에게 기억은, 멀리서 불타고 있는 존재들에게 손 내밀고 함께 통증을 살아내는, 그럼으로써 안타깝게 죽어간 존재들을 살려내고 위로하는 그의 치열한 윤리적 작업 그 자체일 것이다.


저자 프로필

임철우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54년 10월 15일
  • 학력 전남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석사
    전남대학교 영문학 학사
  • 경력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
    1995년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조교수
  • 데뷔 1981년 소설 '개도둑'
  • 수상 2005년 제22회 요산문학상
    1998년 제12회 단재상
    1988년 제12회 이상문학상
    1985년 제17회 한국일보 문학상

2014.11.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임철우


林哲佑




5월의 광주와 분단의 문제와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소설을 통해 5월의 작가라 불리우는 소설가.

195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 및 서강대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개도둑」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래 잇따른 문제작들을 발표하여 80년대 문단의 가장 주목할 작가로 부상했다.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장편소설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전 5권),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황천기담』 등을 펴냈다.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조부모와 고향집에 남겨졌던 그는 어린 시절이 외로웠고 어머니가 그리웠다. 열살 때 광주로 이사와 온 가족이 함께 살게 되었는데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 하지 못해 무단결석과 가출을 여러 번 감행했다. 고교 2년부터 뒤늦게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해 1973년 전남대학교 영문학과에 턱걸이로 간신히 합격했다. 이후 혼자 소설 습작을 시작하였고 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하자마자 교내 문학상에 두 번 연속 당선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광주 민주화 항쟁 후 고향에 내려가 무기력하게 보내다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광주로 돌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80년 5·18 당시 전남대 영문과 4학년으로 광주에 있었던 임철우는 필연적으로 광주민주화 항쟁을 겪게 되고 이후 5월의 광주는 그의 문학의 밑거름이 되어 5월의 작가라고 불리게 된다. 5월의 광주와 분단의 문제와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소설들이 많은데 이는 아버지와 당숙의 영향이 큰듯하다. 고향에서 단 세 명뿐인 대학 교육 이수자 중 한 사람은 아버지, 다른 한 사람은 당숙이었는데 이들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해방을 전후하여 좌익에 합류한 후, 고향에 내려와 좌익 청년단을 조직하고 활동했다. 아버지는 도중에 발을 뺐으나 당숙은 청년단장을 맡아 활동하다 지리산 빨치산이 되었다. 토벌대에 붙잡힌 당숙은 1982년에야 출감했다.

그는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지난 시기의 역사에서 비롯된 참상에 주목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여지고 있는 이들을 기억하고자 하였다. 광주가 끝난 지 18년 후인 1998년에 5·18 광주항쟁을 다룬 『봄날』을 내놓은 것이 그렇고, 그 후 6년 뒤인 2004년 『백년여관』내놓은 것이 그러하다. 가장 최근의 장편소설인 『백년여관』에서 그는 남해에 떠 있는 가상의 그림자 섬 영도(影島)의 ‘백년여관’을 무대로 제주 4·3사태, 한국전쟁, 베트남전, 광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에서 상처 입은 인물들을 끌어들여 아직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원혼들을 위로하는 해원굿으로 나아간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겐 고작 케케묵은 과거의 시간일 뿐”이고 “시효가 지나도 한참 지난 지겨운 넋두리에 지나지 않을 뿐”인 이야기를 지겹게 되풀이하느냐는 작중인물의 질문에, '그들의 이름 없는 숱한 시간들을, 사랑과 슬픔과 고통의 순간들을 나는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 답하고 있다.

목차

흔적
연대기, 괴물
세상의 모든 저녁
간이역
이야기 집
남생이
물 위의 생

해설 임철우, 사도 바울_ 김형중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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