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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소장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30%9,800
판매가9,800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표지 이미지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작품 소개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디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삶 속 나를 잃어버린 지 오래되어서,
먼저 떠난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난 여섯 명의 예측 불가능한 환상 여행기!


지금 우리에게는 여행, 아니면 환상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늘 가던 길이 아닌, 한 번쯤 경로를 이탈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법이니까.”
_본문 중에서

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게 이야기할지 고민해온 정미진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연작소설인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연인을 쫓는 『뼈』(2015)와 유괴 사건 이후 49일 만에 돌아온 소녀가 자신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누구나 다 아는, 아무도 모르는』(2017) 이후, 정미진은 그간 보여준 스릴러가 아닌 ‘환상 소설’로 장르를 바꿔 발표했다.
지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불과 열 달 전만 해도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던 세계는 문이 닫혔고 우리는 이동 자체가 위협이 되는 세상으로 떠밀리다시피 적응해야 했다. 이런 현실 속에 제목부터 ‘여행’이라는 설렘을 주는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난 여섯 명의 주인공들이 예측 불가능한 환상 여행기를 펼치며 대리여행의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운다. “머문 곳을 박차고 나가는 일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잠시나마 운명을 거스르고 있다는, 혹은 스스로 운명을 조정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위해 어디론가 떠난 사람들을 뒤쫓는 여정을 통해, 떠날 수 없는 현실에서도 기어이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본능에 사로잡히고 마는 우리는 여기에는 없고 그곳에는 있는 여행의 기쁨과 슬픔, 설렘과 두려움을 생생히 감각하게 된다.
소설 속 일곱 가지 이야기는 모두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환희를 찾아서」)으로 시작해 베트남 달랏(「트린」), 터키 보드룸(「고양이 소년」), 프랑스 파리(「Merci(메르시)」), 포르투갈 에리세이라((「서핑 보호 구역」), 태국 방콕(「개를 끼고」)을 거쳐 인천 공항(「싫다고 해도 굳이」)으로 도착하는 이 비행에 기쁜 마음으로 탑승해줄 독자를 찾는다. 때론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주인공의 기쁨에 찬 표정에서 때론 언젠가 잃어버린 노트를 마주하는 주인공의 미소 속에서 문득 잊고 있었던 지난 여행 에피소드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모쪼록 꿈을 꾸는 여행자들을 만나는 동안,
읽는 이에게도 한 번쯤 자신만의 꿈을 찾아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_작가의 말 중에서

「환희를 찾아서」에는 애니메이터라는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정유가 등장한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 안 그래도 작은 키가 자꾸만 줄어드는 기분이 드는 정유는 인생 처음으로 인위적인 사건을 결심한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실제로 보러 떠나는 것. 이렇게 다짜고짜 그림 하나만 보고 떠난 여행인데, 정작 이 그림은 암스테르담이 아니라 뉴욕에 있다는 것을 박물관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차린다. 여행이란 이렇게 허술한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제 암스테르담에서 정유는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한편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반의 담임 선생님이어서, 어떠한 핑계도 사실 스스로 납득되지 않는 죄책감에 휩싸인 채 달랏으로 떠나는 「트린」, 비교적 탄탄한 직장이라 믿었건만 한순간에 구조조정이라고 내몰리며 퇴사를 한 뒤 한숨을 돌리고자 터키 보드룸으로 떠난 「고양이 소년」의 주인공들은 견디기 힘들어진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자 하는 이유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다녀오면 삶이 좀 나아질까 싶은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떠나는 게 여행 아닐까.
어떤 여행은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에게 쥐어주기도 한다. 학창 시절부터 어려워진 집안 사정으로 가장처럼 살다가 결혼 이후까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낸 적 없는 걸 깨달은 어느 날, 낯선 일행들과 프랑스 파리로 단체 여행을 떠나게 된 「Merci(메르시)」, 큰 수술을 한번 받게 된 뒤로 두렵고 허무한 마음과 싸우다 보너스 같은 남은 생에 로망을 주고 싶어 포르투갈 에리세이라에 오게 된 「서핑 보호 구역」 속 주인공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잊고 있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앞으로 마주할 날들을 마주할 힘을 얻는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문을 통해서만 만나는 감각이 있다. 떠날 때엔 모든 것이 허탈했는데 낯선 곳에서 느닷없이 다시 살아갈 생의 의지가 샘솟기도 한다. 태국 방콕으로 떠나는 「개를 끼고 」의 주인공은 쳇바퀴를 도는 일상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이번 여행은 오직 먼저 떠난 아내의 꿈, 강아지 햇님이와의 여행을 이뤄주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개에게도 자신에게도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절히 느끼는 동시에, 어쩐지 다음 여행도 개와 함께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느낀다.
지금까지의 이 모든 여행의 시작 앞에, 프리퀄 같은 이야기 「싫다고 해도 굳이」의 이환이 마지막에 등장한다. 유일하게 떠나지 않는 사람이자 여행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 인천공항에서 항공 보안검색 요원으로 일하는 이환에게는 과연 어떤 환상이 펼쳐질까…….
무엇을 기대했든 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펼쳐지며 때론 당혹과 위험을 감수하게 하고 때론 이방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호의와 친절에 기대어 한숨을 돌리기도 했던 여행의 순간들. 이 소설을 펼쳐 읽는 동안, 우리는 단숨에 주인공들과 함께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낯선 풍경이 가득한 여행지를 헤매는 기분이 되어 무료하고 지친 일상을 잠시나마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본문 속으로

어찌어찌하여 500에 55를 낼 수 있게 되든, 아니면 500에 45짜리 다른 방을 찾든, 어느 쪽이든 삶이 그다지 즐거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애초에 그것이 문제였다.
‘즐겁지 않다.’
즐겁지 않은 이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억울해졌고, 결국 방을 빼기로 했다.
대신 돌려받은 보증금으로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인생에 인위적인 사건을 만들자. 결심만으로도 마음이 담대해졌다. (15면)

태풍이 지난 뒤 숲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에는 별이 가득했다. 간만에 별 사진을 찍고 싶었다.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 점점이 박힌 별들을 선으로 이어 별자리를 가늠해보았다. 그럴 때면 문득 별들을 잇듯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질문들이 이어졌다.
캠프장에서 현서의 말을 계속 들어주었더라면, 우리 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직감을 착각으로 여기지 않았더라면, 옆 반 선생님에게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럴 리 없다고 웃어넘기지 않았더라면, 그날 밤 별자리를 설명해주듯 그 아이에게 세상을 버티는 법을 말해주었더라면…….
그랬다면 현서는 자신이 찍은 별자리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덧없는 질문들을 반복했다.
밤하늘을 찍기 위해 필름 한 롤을 다 써버리고도 답을 찾지 못했다. 이 필름의 서른일곱 번째 사진이 제대로 현상된다면, 현서가 잠들어 있는 곳에 두고 오리라. (81~82면)

“포기해. 분위기를 봐.”
오늘도 배는 뜨지 않았다.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매표소 직원 말대로 항구 분위기는 어제보다 더 어수선했다. 노숙하는 난민의 수가 족히 두 배는 되어 보였다. 그들은 몰래 내다버린, 바닷물에 섞이지 않는 기름이 이룬 띠처럼 항구 여기저기에서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바위 같은 얼굴을 한 난민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바다 곁에 있는데도 사막 한중간에 있는 듯 텁텁한 기분이었다. 습기 하나 없는 건조한 모래바람이 맹렬히 휘몰아쳤다. 회오리에 휩쓸릴까 싶어 얼른 돌아섰다. 그때 칭얼거리다가 엄마 품에 지쳐 잠든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의 침과 눈물이 엄마의 가슴팍에 동그랗고 짙은 얼룩을 만들었다.(100면)

외로워졌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파리에 와서 나는 왜 이토록 외로워하고 있는 걸까. 돋보기가 달빛을 모아 종이라도 태우는 양, 내 속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서 폴폴폴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불이 붙기 전에 벤치에서 일어났다. 한번 붙은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후회와 미련으로, 자책으로, 열등감으로 숲을 태우듯 번져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원에서 나와 콩코드 광장을 향해 다시 걷고 또 걸었다. 밤인데도 관광객들로 붐볐던 샹젤리제 거리와 달리 그 길은 인적이 드물었다.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때였다. 횡단보도 너머로 단발머리에 베레모를 쓴 동양 여자가 보였다. 한쪽 어깨에는 화구통을, 다른 쪽 어깨에는 스케치북이 든 천 가방을 메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어머니의 옛 모습처럼 양 볼이 붉은 그녀는 호호 불어 손을 녹이고 있었다. 그때 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녀의 품에 그 책이 안겨 있었다.
매번 내 뒤를 쫓는 보라색 책.
놀라 책을 한 번 바라보고 다시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는데, 순간 숨이 목구멍에 탁 채었다.
그녀는 생기 있던 시절의 나였다. (146~147면)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좀 더 밝고 긍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아프고부터는 움츠러들었어. 아니, 아니, 지금은 괜찮아. 그래도 크게 한번 아프고 난 뒤에는 무슨 일을 시작할 때마다 두렵고 무서워진 게 사실이야. 삶이니 죽음이니, 그런 내 의지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휘둘리고 난 후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나, 신의 섭리나 우주의 순환 앞에서 내 의지나 노력은 그저 파리의 날갯짓 정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마냥 허무해지지.
맞아. 여기 와서 파도를 타겠다고 결심한 것도 두렵고 허무한 마음을 이기기 위해서였어. 도전이란 말 멋지잖아.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해서 결국 병마를 극복한다! 얼마나 멋져. 물론 다들 힘들 거라고 했던 큰 수술을 받고 살아남은 뒤로는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선물 같았지. 온몸이 비타민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의욕이 넘쳤으니까. 남은 생은 덤으로 받은 보너스라는 생각에 감사했고, 내 두 발로 그토록 오고 싶었던 포르투갈에 왔다는 사실에 순간순간이 기적 같았지. (174면)

강가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서 차를 마셨다. 붉었다가 노랬다가 팥죽색이었다가 하는 노을을 보고 있으니, 이제 정말 여행 막바지구나 싶었다. 개도 그걸 아는지 아니면 강바람이 선선하게 콧잔등을 간질여서인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노을을 바라보았다. 좋다. 좋구나. 여행은 좋은 거구나. 이 순간에 이런 걸 보려고 여행을 오는 거구나. (219~220면)

이환은 사람들이 그 위험천만한 상황에 왜 돈과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놓이게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도를 겪고 비행기를 놓치고 교통사고를 당하고 사기꾼을 만나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거부감만큼이나 호기심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어떤 이들은 살아온 인생을 뒤엎을 만한 계기를 얻기도 하고, 잊었던 설렘과 흥분을 느끼기도, 순수한 환희를 체험하기도 했다. 그런 장면을 마주한 날이면 이환에게도 그 감정이 전염되어 커피를 서너 잔 연달아 마신 듯 심장이 뛰어 밤새 뒤척거렸다. 책을 읽다 만족스러운 결말을 보고 눈시울이 핑 도는 것처럼, 오랫동안 깨지 못한 게임을 시원하게 클리어한 것처럼 쾌감을 느끼는 날도 있었다. (240~241면)


저자 프로필

정미진

  • 경력 시나리오/그림책 글 작가

2020.09.28.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시나리오와 그림책 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 고민의 끝에 다양한 틀의 책을 만들게 되었다.
글을 쓴 책으로 <있잖아, 누구씨> <코피 대작전> <깎은 손톱> <잘 자, 코코> 가 있다.


저자 소개

정미진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지금은 프라하와 서울을 오가며 소규모 출판사 엣눈북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편소설 『뼈』와 『누구나 다 아는, 아무도 모르는』을 썼다.
곧잘 경로를 이탈해 낯선 곳 헤매기를 자처한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 재밌고, 슬프고, 이상하고, 모호한 이야기들을 만나는 순간, 환희를 느낀다.

인스타그램 @atnoon_studio

목차

환희를 찾아서
트린
고양이 소년
Merci(메르시)
서핑 보호 구역
개를 끼고
싫다고 해도 굳이

작가의 말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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