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했던 연인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화랑 김유신과 천관녀였지요. 천관녀와 헤어지려고 아끼는 말의 목을 베어야 했던 김유신. 모질게 떠나는 김유신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천관녀. 이 아름다운 소년, 소녀는 왜 헤어져야만 했을까요?
김유신은 신라 역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열네 살에 화랑이 되어 다섯 가지 화랑 정신(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벗을 믿음으로 사귀고, 죽이는 일을 삼가고, 싸움에 물러서지 않는 정신)을 길렀고, 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웠지요. 삼국을 통일한 뒤에는 '태대각간'이라는 으뜸 벼슬을 차지했고, 일흔여덟 나이로 장수한 뒤 세상을 떠나서는 '흥무대왕'이라는 이름의 왕으로 받들어졌습니다.
이런 김유신의 삶은 마치 신과 같은 존재로 보이지만, 그에게도 가슴 아픈 상처가 있답니다. 이 책은 역사 기록에 나온 아주 짧은 한 토막인 유신참마(庾信斬馬)를 바탕으로, 김유신의 사랑과 신라 역사의 핵심을 동시에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야기 곳곳에 숨어 있는 화랑도와 신라 귀족 사회에서 나타난 신분 제도의 모순, 신라의 성(性) 문화, 신궁과 신녀, 큰 공을 세워 신라 으뜸 벼슬자리에 오른 김유신의 할아버지 김무력 같은 역사적 사실들도 함께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