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별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일년에 두 번 밸런타인데이, 화이트 데이에 나오는 한정판. 헤어짐에 주저하는 커플에게 결단을 외로움에 절어있는 솔로에게 축복을 무서워서 때론 위로가 됩니다.
「유령 커플」은 오컬트 요소를 가미한 유머러스한 유령 단편이다. 결혼식을 막 끝내고 허니문을 떠난 신혼부부. 새 신부인 나는 세상 행복하다. 그 여자가 잠든 남편의 곁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황당함, 공포, 분노, 질투 온갖 감정이 존재의 밑바닥까지 헤집어 놓고 상처를 낸다. 그것도 신혼부부의 침실을 침범하는 이 뻔뻔한 여자는 산 사람이 아니라 혼령이다. 유령과 벌이는 사랑의 쟁탈전. 나도 본격 맞대응에 나선다. 맞바람 전술. 이 맞불과 어부지리 작전은 의외로 성공적이다. 그런데 이놈의 사랑 때문에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렇게 골머리를 앓아야할까…….
<책 속에서>
그것을 알게 된 과정은 이렇다.
4월의 태양이 건지 섬에 밝고 포근한 빛을 비추고 있긴 해도, 밤에는 쌀쌀했다. 결혼식 후 나흘째 날을 향해가는 오전1시에서 2시 중간쯤, 지금은 그때의 신선했던 경험도 세월에 의해 무뎌지긴 했지만, 아무튼 그때 사랑하는 바바사워의 곁에서 잠을 깬 나는 오른쪽 뺨에 약하게 불어오는 축축하고 차가운 바람을 느꼈다.
우리 방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십자등이 달려 있었는데, 오른쪽에 있는 창문 하나가 열려 있던 것 같았다. 침대 오른쪽에 누워있는 바바사워가 아침에 치통 아니면 행여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에 걸려 깰지도 모르겠네! 냉기에다가 볼거리 생각까지 더해져 몸서리를 친 나는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침대를 빠져나가 그 골칫거리 여닫이창을 닫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