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시리즈는 색으로 읽는 공포와 공상을 주제로 한다. 특정 색을 중심으로 하거나 여러 색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공포와 공상을 전하려고 한다. 벤슨의 「탑실」은 연이어 소개하는 색상 "뱀파이어 레드"의 뱀파이어 걸작선에 속한다. 1912년 출간됐다. 이름 없는 화자는 똑같은 꿈을 계속 반복해서 꾼다. 꿈속의 화자는 어느 커다란 벽돌집에서 동창인 잭 스톤과 차를 마신다. 꿈은 매번 잭의 어머니 줄리아 스톤이 이렇게 말하면서 끝이 난다. “잭이 네가 묵을 방을 안내해 줄 거야. 내가 탑실을 마련해 놨어.” 고딕 특유의 느린 호흡으로 전개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좋은 사례. 결국 작가가 보여주게 될 그 방의 정체 아니 그 방에 있는 그 무엇의 정체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에드워드 프레더릭 벤슨 (Edward Frederic Benson, 1867 - 1940)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전기 작가, 수필가, 지질학자이다.
그의 첫 소설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얻은 '도도 Dodo' (1893)이었는데, 그 작품은 풍자와 멜로드라마적 논센스 등으로 점철된 상당히 현대적인 스타일의 소설이었다. 이후 그는 첫 작품의 성공을 계승한 '도도: 두 번째 이야기' (1914), '도도: 방랑자' (1921) 등을 발표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평판을 이어갔다. 특히 그의 작품 중 영국 중산층의 속물근성을 풍자적으로 다룬 연작 성격의 '마프와 루시아 Mapp And Lucia'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시리즈는 6개의 장편 소설과 2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벤슨의 당대에도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영국 TV 시리즈로 다시 제작, 방영되었다.
또한 풍자적이거나 익살스러운 요소가 가미된 유령 소설로도 유명하다. 그는 운동에도 능해서 피겨 스케이팅 영국 대표로 세계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