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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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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1,000원
전자책 정가
63%↓
4,000원
판매가
4,000원
출간 정보
  • 2012.08.22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8.8만 자
  • 0.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97875894
ECN
-

이 작품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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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분야: 현대소설
* 작품 키워드: 상처남 다정남 계약관계
* 남자주인공: 비올리스트 / 상처 있는 남자, 무심하지만 따뜻한 남자
* 여자주인공: 상처입은 여주인공
* 이럴 때 보세요: 무겁고 진지한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을 때
* 공감글귀
: 기억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고 왜곡되게 마련이에요. 지금은 아프고 힘들어도 세월이 지나면 그저 추억이 되어 있을 거예요.
중간색

작품 정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얽힌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은……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으며 설렘도 아니고 두려움도 아닌……사랑과 미움, 그리고 연민이 뒤섞인 감정을 굳이 표현한다면 중간색이 아닐까?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만든다.’고 말했던 고흐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밤하늘이 거기에 있었다. 하얗게 반짝이는 눈썹달과 무수히 빛나는 별들이 맑은 가을밤을 보석처럼 수놓고 있었다. 마치 별을 잡으려는 것처럼 손을 뻗어 올리며 강주가 말했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저 멀리 보이는 별까지 걸어가는 것이래요. 그건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겠지만 혼자서 그렇게 멀리 걸어가야 한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는 게 분명해요. 그 길고 먼 여행길의 따뜻한 동행을 찾기 위해서요.”
꿈꾸는 것 같은 강주의 목소리가 민재의 가슴을 울렸다. 그녀의 동행이 되어주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자신이 그 먼 여행길의 가슴 더운 동행이 되어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재였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세상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지 않은 줄 알았는데, 어쩌자고 여자의 이 말에 가슴이 아플까? 이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비올라가 아니라면 어떤 것에도 미련을 남길 것이 없다고 여겼는데 이 여자 때문에 자꾸만 삶이라는 것을 살아보고 싶어졌다. 옆에 머물고 싶어졌다. 안고 싶고 만지고 싶었다. 그녀는 민재에게 허락되지 않아서 더욱 유혹적인 금단의 열매였다.
“그만 들어갈래요?”
민재를 돌아보던 강주는 그의 눈빛을 보자 심장이 조여왔다.
‘울고…… 있어?’
아니,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눈물보다 더 슬픈 눈을 하고 있을까? 무엇이 이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일까?’
강주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무슨 일이에요? 왜……?”
강주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재의 입술이 부드럽게 강주의 뺨에 와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강주의 입술에 겹쳐 왔다. 부드럽게, 그리고 관능적으로 다가오는 민재의 입술에 강주는 저도 모르게 힘이 스르르 빠지며 눈을 감았다.
따뜻한, 너무나 따뜻한 그의 입술이 망설이듯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맛보기 시작했다. 마치 아주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혀끝이 부드럽게 그녀의 혀를 얽어매었다.
혀끝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은 치명적인 독처럼 온몸에 퍼져 나가 순식간에 민재의 이성과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열정과 욕망만을 들끓게 만들었다. 멈추어야만 했다.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이성에 의지해, 죽을힘을 다해 간신히 그녀에게서 입술을 뗀 민재가 강주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강주가 천천히 눈을 떴다. 온전히 자신만을 품고 있는 강주의 검고 맑은 눈동자가 희미한 열기를 품고 반짝였다.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자 간신히 이어져 있던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지는 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젠장!”
민재는 낮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저주를 퍼붓고는 강주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으며 입술을 덮었다. 부드럽고 조심스럽던 아까와는 달리 뜨겁고 격렬한 입맞춤이었다. 마치 삼켜 버릴 것처럼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빨아들이며 목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민재의 입맞춤을 받아들이던 강주는 그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고수머리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그를 더욱 가까이 끌어당겼다. 서로를 갈망하는 두 사람은 하나가 되어 녹아내렸다. 강주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던 민재의 손이 멈추더니 아쉬운 듯 주저하며 입술을 뗐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꼭 끌어당겨 안았다. 가늘고 낭창낭창한 강주의 몸이 원래 한 부분이었던 것처럼 민재의 몸에 꼭 맞아떨어졌다. 두 번 다시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힘주어 안고 있는 민재의 품에서 강주는 가만히 자신을 내려놓았다. 아주 잠시만 자신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이 남자에게 기댄다고 하더라도 그리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민재는 자신의 가슴에 기대어오는 강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눈을 감고 아픈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

작가

한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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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8

구매자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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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한테는 폭탄인 책이었네요 이백페이지 가까이 읽다가 속터져서 덮고 다시 펴볼것 같지도 않아서 지웠어요 나오는 등장인물들중 누구하나 이해가는 인물이 없어요 그나마 남조엄마가 악역이긴 했어도 개연성있는 인물이였던듯하네요 전형적인 로설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비추에요

    sun***
    2015.09.04
  • 처음의 흐름을 끝까지 잘 끌고 가는 글이 참 드물었는데 오랜만에 괜찮은 글 읽었네요.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한 사랑을 한 수현이나 자기 자식만 챙겨 강주에게 상처만 준 수현의 어머니 그리고 모든 걸 다 알면서도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는 하연이 어쩌면 가장 현실적일 듯. 여주 강주와 남조처럼 등장했다 남주로 급변한민재뿐 아니라 여조인 하연과 남조인 수현의 이야기까지 모두 보여줘서 오히려 좋았어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뤄서인지 수현과 하연이 다시 만들어내는 인연도 나쁘지 않더군요.

    ies***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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