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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마 상세페이지

웃지 마

  • 관심 1
소장
종이책 정가
11,000원
전자책 정가
63%↓
4,000원
판매가
4,000원
출간 정보
  • 2013.02.07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6.8만 자
  • 1.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7930074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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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마

작품 정보

앞표지

얼굴 곳곳에 남아 있는 폭력의 흔적을 녀석은 세심하게 관찰했다. 특히 아직도 붓기가 빠지지 않은 입술 언저리에서 녀석의 살벌한 시선이 한참 동안 멈추어 있었다. 양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녀석은 마치 내 얼굴 위에 남아 있는 상처를 세어보기라도 하듯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뒤표지

녀석이 없는 시간은 너무도 외로웠다. 녀석이 보이지 않는 놀이터 벤치는 늘 텅 비어 있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녀석의 멋진 얼굴이 내 눈앞을 아른거렸다. 매일 저녁 우리 집으로 찾아와 함께 공부하던 녀석의 모습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본문 발췌글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식판을 들고 빈자리를 찾아가던 나는 그만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음식물이 담긴 식판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버렸다. 급식실 안에 있던 수많은 아이들의 시선이 내게 쏠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 창피해!’
쥐구멍이 있다면 나는 당장에라도 숨어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빨개진 얼굴로 나는 바닥 위에 쏟아진 음식들을 급히 식판에 옮겨 담았다. 맨손으로 음식을 집은 탓에 내 두 손은 금세 지저분한 양념들로 범벅이 되어버렸다.
“흥!”
허둥지둥 음식들을 주워 담고 있는 내 옆에서 한 여학생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 콧방귀 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리고 여학생을 쳐다보았다.
역시 사임이었다. 적어도 율은 힘없는 학생들에게 강제로 돈을 뺏거나 폭행을 일삼지 않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아주 악질적으로 또래 학생들에게 돈을 뺏는 건 기본이고 서슴없이 손찌검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임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이들 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얼굴은 곱상하니 예쁘지만 본성만은 악녀 그 자체였다. 마치 돌아가신 우리 새어머니처럼…….
하긴 율은 집안이 부자이기 때문에 일부러 학생들의 돈을 갈취할 필요가 없었다. 율의 아버지는 잘나가는 사업가로 이 학교의 장학사이기도 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사임은 고소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옆에 놓인 물 컵을 내 머리 위로 부었다.
차가운 물줄기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치욕스런 내 모습을 보고 사임과 그녀의 친구들이 한껏 비웃고 있었다. 귓가를 울리는 그녀들의 비웃음소리에도 나는 반항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나의 말동무가 되어주었던 유신은 오늘 웬일인지 보이지 않았다. 학급회장인 유신이라 하더라도 그녀들한테 함부로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치하군!”
어느 사이 내 옆으로 다가선 율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팔목을 잡고 있는 율의 행동에 사임이의 안색이 금세 석고처럼 굳어졌다. 나를 향해 한껏 비웃음을 날리던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가자.”
내 손목을 잡은 채로 녀석은 나를 질질 끌고 나갔다.
율에게 억지로 끌려 나가면서 나는 연신 유신을 찾았다. 이럴 때 유신이 ‘야! 권율! 당장 그 손 안 놔?’라고 하면서 율에게서 나를 구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래도 난 드라마를 많이 본 모양이다.
수돗가 앞에 이르자 그제야 녀석이 내 팔목을 놓아주었다.
“씻어.”
녀석이 눈짓으로 명령하자 나는 수돗물을 틀고 양념들로 범벅된 두 손을 깨끗이 씻었다. 사임으로부터 나를 구출해 준 녀석이 고마워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 녀석도 사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똑같은 부류였다. 심심하면 괜스레 시비를 걸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거리낌 없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불량청소년일 뿐이었다.
“닦아.”
바지 뒤춤에서 꺼낸 손수건을 녀석이 내 앞에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멀뚱거리는 눈으로 녀석의 새하얀 손수건만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저년 혼내줄까?”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녀석의 말에 나는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처음으로 반항하는 눈빛을 보이는 내 태도에 녀석이 빙긋이 웃었다.
‘웃지 마!’
녀석의 매력적인 미소만 보면 나는 자꾸 흔들린다.
“밥 먹자.”
녀석이 또 내 손목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이 손 놔줘!’
녀석에게 잡힌 팔목을 빼내려 했지만 내 힘으론 역부족이었다.
나는 녀석의 힘에 이끌려 우리 반 교실로 들어섰다. 내 손목을 잡고 있는 녀석의 모습에 교실에 있던 아이들의 표정이 일순간 얼음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제발 그런 시선으로 쳐다보지 마!’
녀석과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응시하고 있는 반 아이들을 향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이들의 놀란 시선에 녀석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들 고개를 돌려 버렸다.
역시 대단한 녀석이다.
나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녀석은 책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도시락……?’
어울리지도 않게 도시락을 꺼내는 녀석의 행동에 나는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녀석은 책가방 안에 교과서 대신 도시락을 챙겨온 모양이었다.

작가

김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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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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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했는데 역쉬나라는 결말이 들어도 끝까지 읽게 해주네요. 작가님 실화인줄 알았답니다.^^

    tkf***
    2019.08.24
  • 돈아까버~

    122***
    201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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