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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소장종이책 정가16,800
전자책 정가30%11,760
판매가11,760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작품 소개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누구보다 과학적인 SF 작가들이 그려낸
이토록 비과학적인 유사과학의 세상

SF 소설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SF 작가 열 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유사과학’을 주제로 묶였다.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그것이 과학적인 진리라 여기는 믿음을 뜻하는 유사과학은 과학은 아니면서도 과학보다 더한 신뢰를 받고는 한다. 어떤 유사과학은 과학적으로 반박되더라도, 상식적이지 않더라도, 우스꽝스러워 보이더라도 기이하고 굳건하게 유지된다.

‘지구평평론자’는 실제로 존재하며 세계 곳곳에 학회가 있다. 종교의 영역을 넘어 진지한 학문으로 창조론을 다룬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논했듯이, 지금 그 자리를 이분법에 가까운 MBTI로 사람의 유형을 나눈다. 연초에는 사주를 보고, 창업이나 이직을 앞두고는 점집을 찾는다. 수험생은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되며,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고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는 건 금기이며, 승강기의 4층 버튼은 F로 표기한다.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유사과학에 힘을 빌려 짓고, 죽은 이의 묫자리 또한 유사과학에 물어 정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유사과학과 함께하는 것이다.

일련의 일들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설가들이 있다. 여기에 SF 작가 열 명(정보라, 이산화, 최의택, 이하진, 전혜진, 손지상, 문이소, 이주형, 홍준영, 홍지운)이 반응했다. 이들의 소설은 우리 앞에 평범한 모습으로 펼쳐진 일상과 물론 과학이 더 발달한 미래, 인류가 불러온 파멸적 재앙과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까지 너른 사유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유사과학의 세상을 다룬다.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탐색한다. 인간의 믿음과 불안, 인간의 사랑과 의지를 그린다. 이토록이나 비과학적인 세상이지만, 합리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바꾸는 것도 인간일 것이다. 그 과정의 좌충우돌을, SF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에서 만나보길 권한다.


출판사 서평

정보라 작가의 〈개벽〉은 유사과학으로 인해 인생의 개벽을 맞닥뜨린 노년의 이야기다. 배우자는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나름의 일을 하며 아들 부부와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윤 씨’는 등산 모임에서 만난 친구의 소개로 몸에 좋다는 숯가루 물을 알게 된다. 그 물을 얻기 위해 나간 어느 자리에서부터 윤 씨의 인생은 개벽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산화 작가의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는 보고서 형태로 창조과학연구원 ‘장대웅 박사’의 충격적인 행보를 좇는다. 장대웅 박사는 확고한 신념과 신실한 신앙으로 진화론을 반박하고 창조론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를 찾는 데 전념한다. 놀랍게도 그는 살아 있는 공룡을 찾음으로써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최의택 작가의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는 시골 마을의 기 치료소가 배경이다. 치료를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건만 정작 치료소의 주인인 ‘해수’는 그런 게 어디 있느냐는 듯이 말한다. 어느 날 치료소에 아이를 업은 엄마가 찾아온다.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고, 엄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치료소를 찾은 것이다. 혹시나 모를 외계인의 기를 받으러.

이하진 작가의 〈비합리적 종말점〉은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웠던 가까운 몇 년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아멜리아뇌조충’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사이 급격하게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이에 각국 정부와 민간의 대응은 비합리적이기에 짝이 없다. 마침내 기생충이 세상을 평정하고, 인터넷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만병통치약 광고가 성행하는데…….

전혜진 작가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는 타로카드 점성술가이자 자영업자 ‘하율’의 이야기다. 퇴사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퇴사 후 차린 타로카드 점집은 불경기 때문인지 인테리어 때문인지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다. 여느 날처럼 홀로 부스에 앉아 “나는 가짜”라는 자책에 시달리던 하율에게 묘한 분위기의 중학생이 찾아온다.

손지상 작가의 〈엑소더스〉는 핵겨울에 도래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자 잔혹한 환상 동화다. 부족에서 자신을 언제나 외톨이이자 이방인으로 느끼는 ‘이툼’은 신전의 성인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신세다. 성인식에 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 이툼의 시야에 멀리서 인공 빙하가 떠내려오는 광경이 보인다. 이툼은 그것이 부족에게 닥친 크나큰 위협임을 직감한다.

문이소 작가의 〈정기유의 화양연화〉에서 ‘화양연화’는 주인공 ‘기유’가 매일 아침 확인하는 사주풀이 앱의 이름이다. “오늘 사주 일간 운세, 91점!”이라는 메시지에 기유는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기유는 처음 사주를 본 건 지난가을부터 자신의 인생이 묘하게 사주와 맞아떨어짐을 느낀다. 강퍅한 목소리의 건물주 할머니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주형 작가의 〈해상도의 문제〉는 ‘팩스 텔레포트’로 화성 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다. 예비부부인 ‘수진’과 ‘나’는 화성 여행에 당첨되어 신혼여행을 대신하기로 한다. 1년이 넘는 준비 기간, 의심을 부르는 엉터리 성격검사지 같은 것들은 애써 무시하고 견뎠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화성에서 그들은 뜻밖에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홍준영 작가의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는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단박에 떠오르게 한다. 악명 높은 과학자이자 인터폴 최우선 적색 수배자 ‘메이저 영감’이 자수했다. 그는 오직 ‘N.W.O’ 요원 ‘앨리스’와의 심문을 원한다. ‘야수학’ 혹은 유사과학이라 불린 그의 성과가 최종적으로 어떤 괴물을 낳았는지 낱낱이 보여주기 위해서.

홍지운 작가의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은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은 인류 평화를 목적으로 문명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을 해결하고 난 다음의 수습을 위한 정보 공작 단체이다. 그러나 연맹을 탈퇴한 작가의 폭로에 의해 그들의 만행이 드러난다. 그들의 만행의 뒤에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드리워져 있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저 : 문이소
걱정 많은 뻥쟁이. 어릴 적 만화책으로 한글을 뗐다. 떡볶이를 사랑하고 라면 없이 3일을 못 버틴다. 강아지랑 같이 살고 동네에 아는 고양이가 많아 심심할 새가 없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앤 셜리를 흠모한다. 때때로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한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다정함이 지구를 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쓴다.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소설 앤솔러지 『극복하고 싶지 않아』, 『희망의 질감』, 『외로움의 습도』, 『마구 눌러 새로고침』과 SF 앤솔러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나의 슈퍼걸』에 참여했다.

저 : 손지상
1986년생. 소설가, 서사작법 연구자, 만화평론가, 번역가이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단편 「당신의 苦를 삽니다」로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장르부분연간 단편외우수상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웹진]에서 ‘장르부문 연간 최우수상’, 2015년 웹진 [크리틱M]에서 ‘제1회 크리틱M 만화평론가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이며 좌우명은 ‘부자연주의’이다.
2014년 중단편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국회의사당 학상사건』 출간했고, 2015년 제1회 크리틱M만화평론우수상을 수상했다. 2016 소설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것」,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의 일본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였고, 글쓰기 창작 이론서 「스토리 트레이닝」 시리즈를 출간하는 등 여러 서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8년 그래비티북스에서 [우주아이돌배달작전]을 출간했다.
작법서 『스토리 트레이닝: 이론편』, 『스토리 트레이닝: 실전편』, 『스토리 트레이닝: 단편소설편』, 단편소설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 국회의사당 학살사건』, SF 장편소설 『우주 아이돌 배달작전』, 평론집 『크리틱지상주의』 등을 썼고,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나와 그녀의 왼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환상문학웹진 [거울] 대표 중단편선 2 『누나 노릇』에 참여했다. 한국과학소설가연대 회원이며, 서울웹툰아카데미(SWA) 스토리텔링 테크니컬 멘토로 있다. 좌우명은 ‘부자연주의’. 작법 연구가로서 창작작법 관련 서적을 다수 출판했다.

저 : 정보라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예일대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SF와 환상문학을 쓰기도 하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그녀를 만나다』 『씨앗』 『왕의 창녀』 등의 중단편 소설집이 있고, 『탐욕』 『광인과 수녀 / 쇠물닭 / 폭주 기관차』 『안드로메다 성운』 『그림자로부터의 탈출』 『거장과 마르가리타』 『구덩이』 『유로피아나』 『일곱 성당 이야기』 등 많은 책을 옮겼다.

저 : 이산화
독특한 발상과 소재로 짜임새 있고 밀도 높은 세계를 그려낸다. 2018년 「증명된 사실」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2020년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7년 장르소설 플랫폼에 연재한 사이버펑크 수사물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장편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밀수』, 소설집 『증명된 사실』, 듀나 작가와의 듀오 소설집 『짝꿍: 듀나×이산화』를 썼고, 다수의 공동 선집에 「뮤즈와의 조우」(『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재시작 버튼」(『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나를 들여보내지 않고 문을 닫으시니라」(『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등의 단편을 수록했다.

저 : 이주형
원래는 뇌과학자를 꿈꿨다. 대학원 문턱까지 갔다가 우울증으로 휴학한 후, 학부 입학 10년만에 겨우 생명과학과를 졸업했다. 휴학과 졸업 사이 지지부진한 시간 동안 원래 꿈을 장사 지내고 새로운 꿈에 못 이기는 척 물을 주었다. 이 이야기는 졸업 직전 흙 속에서 고개 내민 싹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현실에 뿌리 내린, 하지만 현실에 없는 이야기들을 키워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2019년 카이스트 문학상에서 〈책〉으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잇츠마인〉으로 가작을 수상했다.

저 : 이하진
대학생이자 SF 소설가. 학부에서 물리학과 화학을 공부하고 있다. 2021년 제1회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어떤 사람의 연속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한국물리학회 SF 어워드에서 〈마지막 선물〉로 가작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집필을 이어나가고 있다. 단편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저 외로운 괴도 위에서〉 등을 썼다.

저 : 전혜진 (全慧珍)
SF 작가이자 만화 스토리 작가. 『월하의 동사무소』로 데뷔한 이래 만화/웹툰, 추리와 스릴러, 사극, SF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쓰고 있다. 여성의 역사에 주목하는 논픽션인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 『여성, 귀신이 되다』, 『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장편소설 『280일: 누가 임신을 아름답다 했던가』, SF 단편집 『아틀란티스 소녀』를 발표했으며 『감겨진 눈 아래에』, 『살을 섞다』, 『책에 갇히다』, 『5월 18일, 잠수함 토끼 드림』 등의 앤솔러지에 참여하였다.

저 : 최의택
스티븐 킹과 정유정의 영향 아래 스릴러를 쓰며 글쓰기를 연마했고, 2019년에 정보라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SF를 쓰기 시작했다. SF가 선사하는 특유의 경이감을 두려움으로 착각해 너무나 늦게 그 진면목을 깨달았고,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SF 세계를 탐험 중이다. 국내의 현대 SF를 시작으로 그 범위를 해외로, 과거로 확장해 가면서 조금씩, 천천히 자기만의 색깔을 맞춰 가고 있다. 신체적인 장애로 그 속도는 매우 더디고 제한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일밖에 없는 작가는 무엇보다 존재가 지닌 약점을 다루는 데 거침이 없다. 그리고 SF는 그런 약점을 다루기에 잔혹하리만큼 완벽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브릿G’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단편소설을 공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마침내 세상에 나섰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응모 당시 작품명: 지금, 여기, 우리, 에코)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제21회 민들레문학상에서 「편지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으로 대상을 받았고,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로 예술세계 소설 부문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저 : 홍준영 (닥터회색)
나는 오래된 난파선마냥 서구문학에 침몰해 있었다. 특히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엽의 영미문학은 나를 매혹시켰다. 그 중에서 허먼 멜빌의 해양소설인 『모비딕』은 국내에 나온 모든 판본을 사봤을 정도로 집착했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라.” 나를 매료시킨 문장이었다. 어디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추방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내던진 첫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하여, 나는 소설이라는 최후의 영지에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며, 보르헤스가 자신의 독서에 대해 “문학은 행복의 한 조각”이라 말했듯 1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행복의 조각’을 쌓아갔다. 나 자신이 언제나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문학에 대한 집착이었다.
분명, 나는 고전적인 분위기와 낭만주의 시대의 감성을 좋아했다. 하여, 나의 글들은 나의 인생을 닮은 글들보다 더 오래된 삶들을 모방하고 창조했다. 오래됐지만 훌륭한 형태로 사랑받는 앤티크처럼, 장식적인 문장들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일 자체를 정체성으로 대변하는 장르가 존재한다.
나는 암초에 걸린 난파선처럼 그런 장르에 깊숙이 침잠했다. 보통의 SF라면 사회와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결론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나 스타일이 곧, 장르의 정체성이 되는 장르에선 장식에 가까운 클리셰가 중심이 되고 그 장식 안에서 현실을 투영하며 이야기를 꾸미기 마련이다. 스팀펑크가 증기와 외연기관에 관련된 패스티시Pastiche고, 사이버펑크가 몸을 개조한 사람들이 외국인 혐오증에 뒤섞인 디스토피아에 살아가는 콜라주Collage라는 점을 생각하면 SF의 본연과는 그 특성이 역순이라는 말이 옳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장르에 천착하면서 고전에 대한 재구성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의 일련의 습작들은 장식적인 감성에 낭만주의 SF소설이라는 컨셉을 내게 알려주었다.
하여, 마음속에 내재해 있던 고전소설에 대한 편집증을 끌어올려 탄생된 작품이 『이방인의 성』이다. 스팀펑크라 할지 사이버펑크라 할지 몰라 차라리 ‘아나크로니스틱 펑크’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현재 ‘닥터회색’이란 이름으로 타입문넷(www.typemoon.net) 창작게시판을 운영 중에 있다. 2018년 SF 어워드 장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단편들을 쓰며 다음 장편을 준비 중이다. SF 앤솔러지 『당첨되셨습니다』에 참여했다.

저 : 홍지운 (홍석인, dcdc)
영화배우 김꽃비의 팬, SF 작가. 본명 홍석인. 오랫동안 필명 dcdc로 활동해왔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제2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구미베어 살인사건』과 『월간주폭초인전』 등의 단편집을 여러 권 냈다. ‘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시리즈’ 『물리적 오류 발생 보고서』, 『별을 수확하는 자들』, 『무간도 가이아의 성소』를 쓰기도 했다.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이웃집 슈퍼히어로』, 『냉면』 등 다수의 앤솔로지에 작품을 실었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컨텐츠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정보라 개벽
이산화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최의택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
이하진 비합리적 종말점
전혜진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
손지상 엑소더스
문이소 정기유의 화양연화
이주형 해상도의 문제
홍준영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홍지운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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