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도서는 총 12단계로 구성된 기능부수 120자의 1단계로서 ‘10개의 부수’와 ‘부수에 배정된 한자해석’으로 구성된다. 기능부수는 암기와 이해를 목적으로 쉽고 편하게 만든 현대적 한자부수 체계로서, 니클라스 루만의 체계이론에 따른 분류법으로 재편성된 부수체계이다.
그동안 색인기능으로만 존재하는 허신의 부수체계와 강희자전의 부수체계를 모두 버리고, 지금 시대에 맞는 ‘사용기능’으로서 부수체계를 새롭게 배열해서, 한자해석을 아주 쉽게 설명한 책이다. 그릇이 없으면, 밥알 수천개를 담을 수가 없다. 누구든 밥을 먹을 때는 숟갈에 담아서 먹는다. 이는 묶음단위로서 습득이다. 5100만명의 한국인구도 실상 지자체 중심의 행정구역안에 그대로 담겨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그릇에 담겨있고, 권력은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각각 담겨있다. 그처럼 해당 도서는 2000여개 한자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었다. 그 그릇이 바로 현대적 부수체계 120자로서, 부수를 정하는 기준을 지금 시대에 맞게, 사용하는 부수로 새롭게 선정했다.
어떤 특별한 한문학자가 선정한 것이 아니고, 한자가 한자의 부수를 선정하도록 했다. 이는 니클라스 루만이 주장하는 자기생산체계로서 ‘체계이론’에 따른 분류법이다. 한자는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형성글자의 독특한 조어법에 따라서 문자와 문자의 결합이 자유로워서 생존과 소멸의 반복을 진행했다. 문자의 문명적 진화에 따라 살아남은 한자들을 중심으로 부수를 선정했다. 한자가 한자의 부수를 선정하도록 하는 것은 간단한 원리다. 부수(部首)는 부서의 수장으로서, 부하들을 통솔하는 지도자를 말한다. 木은 本果朱休沐朴 등의 부수다. 기존 한자사전은 색인중심의 부수를 사용했다면, 해당 도서는 사용중심, 암기중심, 이해중심의 부수를 선정해서, 그 부수에 속한 한자들은 그 부수의 의미로 해석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부수는 지도자와 같아서, 명확하고, 형태가 분명해야 부수로 선정될 수 있다. 최소한 학급회장에 선정되려고 해도 학생들의 인정을 받아야하는데, 하물며 한자의 부수로 선정된다는 것은 10~20개의 한자로부터 인정은 받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해당 도서의 부수에는 부하직원처럼 10~20개의 한자가 들어있다. 현대적 부수체계 120자에는 각각 10개 이상의 한자가 포함되어 있어서, 대략 2000개의 한자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한자 입문서이다.
부수(部首)가 거의 무용지물처럼, 한자의 색인기능으로만 존재했던 근본된 이유는 허신과 강희자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이 시대가 세종대왕의 한글 분류법을 고집했다면, 한글사용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었을까? 만들었을 때와 사용할 때는 엄격히 구분되어야한다. 그런데 한자는 허신의 분류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거기에다 갑골문자로 거슬러 올라가서 한자의 본질을 따진다고 하니, 문자는 시간의 함수로 인류가 만든다는 사실을 망강한 오류가 아닐까싶다. 그래서, 한자가 한자의 부수를 정하고, 그 부수는 색인기능과 아무 상관이 없다. 색인기능이 무용지물인 것은 네이버 한자사건에 한자를 입력하면 단어 및 사자성어까지 검색되는데, 한자사전은 의미가 없어졌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부수는 오직 한자를 학습하기 위한 ‘암기와 이해’를 위한 기능부수인 것이다. 해당 도서는 복잡한 한자가 간략하고, 매력적이며, 질서가 존재하면서, 쉽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해당 도서의 부수체계는 반복학습 효과가 가능하도록 정해졌다. 가령, 명(明)은 日과 月의 부수에서 각각 등장하고, 古는 十과 口의 부수체계에서 각각 등장하도록 꾸며졌다. 休도 人과 木에 각각 등장한다. 색인부수에서는 한쪽에 등장하면 다른 쪽에는 등장하지 않도록 부수체계가 정해졌지만, 기능부수 120자에서는 오직 부수중심으로 관련 한자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체계가 잡힌 것이다.
相桃沐休仙信伏의 한자에서, 休를 한쪽에 치우쳐서 人의 부수에만 편입하면, 相桃沐休의 연결선에서 한자학습을 할 수가 없다. 休는 人과 木에 각각 배정되는 것이 옳다. 相桃沐休은 모두 木이 들어가는데, 만약 부수가 目兆氵人이라고 한다면, 木의 부수에서 ‘相桃沐休’은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다. 이는 암기와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기능부수 체계와 맞지 않다. 120자 기능부수에 중요한자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한자의 결합원리를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함이며, 자주 등장하는 한자는 그만큼 사용빈도가 높고, 한자와 한자 사이의 소통구조가 원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