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소설!
장밋빛 사랑의 성일과 현정의 수호천사가 되어주었던 미수와 성준. 이 두사람의 머리를 강타하는 초엽기 로맨스!
잘나가는 남부러울 것 하나 없다고 자부하는 모델 미수와 여자하나때문에 인생 종 칠 수 없다고 바락바락 우겨대는 닥터 성준이 드디어 사고를 쳤습니다. 그것도 아주 아주 유치한!!
“으악! 이럴 수가! 내 생애 최악의 날이다!”
“아악! 이 늑대! 당신 누구야? 왜 남의 집에 들어와서 자고 있었던 거야?!”
미수와 성준은 서로 노려보며 비명을 질렀다. 성준은 그녀가 자신에게 누구냐고 묻자 병으로 한 대 맞은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아직도 그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단 말인가?
여하튼 성준은 자신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음을 깨닫고 급하게 이불로 몸을 가렸다. 하지만 미수 역시 속옷차림이었기에 그가 가져간 이불을 다시 빼앗고 말았다. 그는 안간힘을 쓰며 이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용을 썼고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였다.
딸가닥.
하며 문이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둘은 서로 얼굴을 보며 누구지? 하는 표정이었다.
“미수야!”
현정의 목소리에 누가 더 놀랬는지 알기는 힘들었다. 둘은 입을 금붕어처럼 뻐끔거리며 말을 하지 못했다. 문이 활짝 열리며 미수의 친구인 현정과 성준의 형인 성일이 들어왔다. 미수와 성준이 미처 둘의 갑작스런 방문에, 대비도 못하고 그대로 침대위에서 이불을 가지고 싸우고 있을 때였다. 현정은 두 눈이 동그랗게 되었고 성일은 미수의 집에 성준이 있자 입이 동그래졌다. 네 사람이 서로 얼굴을 번갈아 가며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미수야 . 너 우리 도련님하고 그런 사이였니?”
현정의 말에 미수는 눈이 더 커졌다.
저러다가 눈이 바닥에 떨어지겠군. 성준은 미수의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바닥에 떨어질 것처럼 커지자 놀라며 바라보았다.
“당신이 성일씨 동생이라고요?”
미수의 물음에 현정은 머리를 만졌다. 그리고 성일은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보았다.
“나랑 잤으면서 내가 누군지도 모른단 말이야?”
이건 성준이 한 말이다. 성준은 왠지 그녀를 골탕 먹이고 싶어졌다. 그녀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그에게 오기가 생기게 만들었다. 성준의 말에 누가 더 놀랬을까? 미수일까? 현정일까? 아니면 그의 형인 성일일까? 하여튼 그의 발언은 폭탄과도 같은 효과가 있었다.
“아악! 악몽이야!”
미수는 비명을 성일은 이게 웬 횡재냐? 했고 현정은 도련님인 성준의 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성일은 성준이 아직도 현정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기회에 녀석을 확실히 떼어놓을 요량으로 한 마디 던졌다.
“야! 안 성준. 미수씨 책임져라. 만약 아기라도 가졌으면 어떻게 할래?”
성일은 겉으로는 짐짓 엄숙하게 말을 꺼냈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르게 말했다.
흐흐. 이제 너도 무덤 속에 들어간다. 흐흐……. 미수씨도 만만하지 않지. 킥킥!
성일은 성준의 얼빠진 표정에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 저기……. 난…….”
“난 죽어도 이 남자랑 결혼 안 해!”
미수가 소리를 치자 그녀의 속옷 차림이 드러났다. 시트를 잡고 있던 손으로 성준을 가리키느라 그 시트가 흘러내려 버렸다.
결국 그녀는 야한 속옷 광고의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 꼴이 되었다. 그 모습에 성준이 붕어 한 마리가 입에 들어간 것처럼 되어버린 건 반사작용일까?
성일은 눈에 불을 켜고 보았다. 그의 눈에는 이게 웬 생쇼(live show)냐? 라고 쓰여 있었다. 물론 현정에게 팔꿈치로 한 방 맞았지만. 현정은 재빨리 미수에게 가운을 던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성일도 성준에게도 커다란 수건을 주었다. 원룸 오피스텔이라서 둘은 등을 맞대고 몸을 가렸다. 성일과 현정은 돌아서 있었고 성일이 실실 웃자 현정은 친절하게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 입었어.”
미수가 말하자 돌아 본 두 사람은 둘이 모습에 한숨이 새어나왔다. 성일은 그래도 나름대로 웃었지만 현정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옷 좀 입으셔야지요. 도련님. 화장실에 들어가서…….”
현정이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그는 그대로 부엌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냉장고문을 열어 물을 꺼내어 물통 째 들이마셨다. 그런 그의 행동에 제동을 걸 사람은 한 사람밖에는 없었다.
“야! 여기가 너희 집이냐!”
“제길 치사하게 같이 잠까지 자고 왜 그래? 물먹은 것 가지고.”
성준은 손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닦았다. 그 장면을 본 성일의 턱은 늘어졌고 현정의 턱은 떨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성준과 미수는 서로 바라보며 으르렁 거렸다. 결국 둘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을 보던 현정이 말을 꺼냈다.
“둘이서 결혼할거지?”
“미쳤어! 내가!”
“응. 책임져. 난 숫처녀였다고!”
미수와 성준의 엇갈린 발언에 성일은 아예 턱이 빠진 것처럼 있었고 현정은 둘을 번갈아서 보았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었다.
성준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수건만 달랑 허리에 감은 채였고 미수는 속옷 차림에 가운만 걸친 상태였으니 서로가 노려보는 것 자체가 아예 코미디였다. 현정의 걱정과는 달리 성일은 얼굴 가득 미소가 있었다. 마치 너무나 즐거운 일이라는 듯, 표정에서 나오는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옷이나 입고 나오세요.”
현정은 성준에게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우라는 시늉을 하자 그는 미수를 노려보며 마지못해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성준이 욕실로 들어가자 현정은 미수를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옆에 앉으려는 성일에게 가서 커피나 타오라고 했다.
“재미난 이야기 할 것 같은데…….”
“가스 배출…….”
“아니야. 아니라고! 당장 가서 대령하지 뭐. 그게 뭐가 어렵다고, 하하하.”
성일이 헛웃음까지 지으며 나가자 미수는 얼빠진 얼굴로 성일을 보았다.
“너 어떻게 했기에 성일씨가 저렇게 네 말에 복종을 하냐?”
미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그러나 현정은 미수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리고 왜 성준 도련님이 여기서 너랑 같이 자고 있는 거야? 넌 성준 도련님이 누군지도 몰랐잖아? 당신!!”
현정은 미수에게 귓속말을 하다가 성일이 귀를 쫑긋 세우고 식당에 다가와 듣자 소리를 지르고는 옆에 있던 쿠션을 던졌다. 정통으로 얼굴에 쿠션을 맞은 성일은 놀라며 싱크대에 얼굴을 아예 박았다.
“너 좀 무서운 거 아니?”
미수는 현정의 행동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아, 나한테 좀 켕기는 게 있거든. 저 사람이. 넌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나? 나도 몰라. 저 남자. 성준이라는 사람한테 물어봐라. 난 다만 기억이 나는 건 내가 잠든 사이에 저 작자가 그랬다는 거지. 나도 기억이 나지를 않아. 그게 그렇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니?”
“뭐가?”
“그거. 알잖아.”
“그거? 그게 뭔데?”
현정이 계속 미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미수는 속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쳤다.
“야! 너 결혼한 거 맞니? 왜 첫날밤에 하는 거 있잖아. 남자랑 여자랑.”
“아……. 그거? 그건 말이야. 우린 첫날밤에 성일씨가 글쎄.”
“사랑하는 현정씨! 여기 커피가 왔습니다요. 맛이 어때요?”
성일은 갑자기 커피 쟁반을 들고서 그들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는 막 커피를 타고서 나오려다가 현정의 말에 놀라며 급하게 소리를 치며 왔던 것이다. 커피를 미수에게 건네며 눈은 현정에게 고정시켰다. 그의 눈에는 ""말하면 안돼!"" 라고 쓰여 있었다. 현정은 모른 체 했다.
“하하하! 맛이 좋군요.”
성일은 평소와는 달리 오버를 하며 열심히 웃었다. 하지만 그의 그런 웃음에 미수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 때였다. 갑자기 무슨 소리가 나자 모두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미수의 아버지였다. 미수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랐다.
현정은 인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고 성일은 어디서 많이 본 남자의 얼굴에 인상을 썼다. 마치 머피의 법칙에 걸린 것처럼 성준이 때를 맞추어서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욕실 문을 나서 성준은 웃으며 모두를 향해서 한 마디 던졌다.
“어허, 물이 좋네. 시원하다.”
성준의 말은 시한폭탄이었다.
그는 거실에 있는 미수, 현정 그리고 성일이 자신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성준에게 눈짓을 했다. 그제야 성준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고개를 돌린 성준이 그들보다 더 놀란 건 당연지사.
“자네…….”
“헉!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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