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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내 삶에 쇼부를 심어주었다 오에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오랜만에 책을 덮고 전율했다.
시작은 무척 혐오스러웠다. 별 주관도 없는 또라이 사내가 자신의 기형아 아들을 부끄러워하고 쇠약사로 죽기를 바라며 그것의 일탈로 옛 애인을 찾아간다.ㅡㅡ 그러나 끝없이 도망치려 했던 자신을 되돌려 제대로 된 판단을 하게 되는 가장이 되는것ᆢ작가 스스로 장애 자녀를 낳고 체험을 강하게 그렸다는 생각에 공감을 느끼게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처음 듣는 일본작가다.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철없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던 젊은 남자가 장애아의 아버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게되면서부터 겪게되는 내적갈등과 고뇌,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부끄럽지않은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는 감동적인 스토리. 무엇보다도 작가 자신의 가족상황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 마음 찡했다. 27세의 학원 강사 버드는 결혼한 후 아기가 생기지만 아프리카로의 모험 여행을 꿈꾸는 철없는 남자다. 어릴 때 학업보다는 다른 일에 더 재미를 느끼는 편이어서 일탈하며 특이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고, 대학교수인 장인의 주선으로 다니고있는 학원 강사일에도 크게 열의가 없다. 그러던 중에 태어난 아기가 뇌 손상을 가진 장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일체의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현실에 절망하고, 아기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려 술과 옛 여자친구 히미코에 집착하게 된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자살이후 홀로된 하미코. 그녀를 안쓰러워하는 시아버지로부터 멋진 스포츠카와 생활비도 보조받고 있으며, 새로운 남자를 만나 새출발하라는 부추킴을 받는다. 하지만 아직은 악몽에 시달리며 마음을 잡지못하는 처지다. 하미코와 버드는 학생 때 어울리던 친구사이지만 서로 성적으로 끌린 적은 없었다. 술김에 어찌어찌 한 번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서로 크게 문제삼지 않고 흐지부지됐다. 각자 답답한 상황에서 다시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가까운 사이가 되고, 아이 문제를 처리한 후에 함께 아프리카로 떠나자고 약속한다. 하미코와 함께 어렵게 어렵게 계획을 하나씩 실행해나가던 중 족쇄처럼 단단히 자신을 속박하는 개인적인 상황들을 피해 달아나기만 하려는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 버드는 결국 현실에 직면해서 문제를 감당하기로 결정한다. __________ “버드, 자네 아기가 태어났나?” 하고 데르체프 씨가 말했다.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장애아여서 난 지금 아기가 쇠약사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참이죠” 하고 버드는 왠지 고백하고 싶은 충동에 싸여 말했다. “머리가 두 개 달린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지독한 증상의 뇌 헤르니아랍니다.” “어째서 수술을 하지 않고 쇠약사하기를 기다리는 거지?” 하고 데르체프 씨가 미소를 거두더니 용맹해 보일 정도로 남자답고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아이가 수술을 받아 정상적으로 자랄 가능성은 백 분의 일도 안 돼요” 하고 버드는 당황하며 말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있는 말이지만, 아이에 대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찾아오는 아기를 맞아들이는 것뿐이랍니다. 자네는 아기를 맞아 주는 대신 그를 거부하고 있는 건가요? 아버지라고 해서 타인의 생명을 거부하는 에고이즘이 허용되는 걸까?” 개인적인 체험 | 오에 겐자부로 저 #개인적인체험 #오에겐자부로 #을유문화사 #노벨문학상수상작가 #일본소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미지근하던 물이 언제 이렇게 뜨거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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