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침대 위에서 눈을 뜬 찬형의 첫 감상은 그러했다. “……사고 쳤구나.” 혹시 꿈인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하루아침에 떠맡겨진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나날이었다. 기쁨도, 슬픔도, 우울도, 전부 보이지 않는 곳에 묻었던 찬형. “……정우채.” 다 내버린 줄 알았던 평온한 일상의 조각이 그곳에 있었다. * “백찬형. 너, 일 안 할래?” 오랜만의 재회를 곱씹을 겨를도 없이, 간밤에 벌어진 ‘사고’를 수습할 마음의 여유를 되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