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다이닝 레스토랑의 주방 막내 류기헌은 좀 반반한 얼굴 빼고는 그다지 잘난 점이 없다. 그는 매일 쏟아지는 구박을 바닥에 떨어진 식재료처럼 주워 먹고 산다. 하지만 삶은 나쁘지 않고, 오히려 꽤 괜찮다. 든든한 두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차하림과 서유곤. 다르게 잘난 친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류기헌에게 관심을 준다. 그래서 살 만하다. 높이가 약간 다른, 기댈 어깨가 양쪽에 있기에. 따뜻한 빵 한 쪽과 달콤한 담배 한 개비면 배가 부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