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는 깊은 것일까. 탁한 것일까. 이준영에게는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 권승주. 가장 친한 친구인 승호의 형이자 어쩌면 가족보다 가까운 사람. 만날 때마다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가끔 손을 잡는 일들의 반복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승주는 연락이 뜸해지며 준영을 찾아오지 않는다. 준영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뚜렷하게 무슨 감정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고3이 끝난 겨울. 준영은 엄마의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