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과 짐승이 성하느라 소란한 어느 봄날 한밤중. 동강의 용 진헌은 어린것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동자개는 들어라.” “하명하옵소서.” “주워 오너라.”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불청객이라기에 생의 궤적이 지나치게 짧다 사료되옵니다.” “그러니 주워 오라는 게 아니냐.” 못 들은 척을 하려 해도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기에, 비늘을 먹여 아이를 거두고 가람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정성스럽게 길렀다. 잉어만 하던 아이가 노루만 해지고, 버드나무처럼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