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이 되는 해, 엄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십오 년 만의 일이었다. 배사은. 조의금 봉투에 적어 내린 이름은 내가 보기에도 건조했다. 내 눈가도 마찬가지였다. 향내와 슬픔이 울렁이는 곳에서 나만 외딴곳에 떨어진 섬처럼 건조했다. 슬픔도, 눈물도 없는 이별은 씁쓸하기만 해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저기요.” “네.” “형이시죠?” “내가 왜 그쪽 형입니까.” “경준이에요, 윤경준.” “…….”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