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우×차시원] 한경우와는 열일곱에 처음 만났다. 같은 반이었고, 가끔 시선만 주고받았을 뿐, 대화다운 대화는 별로 나눠 본 적이 없다. 놈은 얼마 안 가 갑자기 학교를 관두고 모습을 감췄다. 무슨 일이 있던 건지는 모른다. 놈은 하루아침에, 정말로 갑자기 사라졌다. 갑자기 모습을 감춘 한경우가 다시 나타난 건 7년 뒤, 학과 술자리에서였다. 어째서인지 거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놈은 그나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날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