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좋아했어, 태현아.” 태현은 재촉하지 않았다. 제 손에 잡힌 어깨가 파르르 떨리는 걸 느끼면서도 기다렸다. 그게 나연의 인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15년이야. 첫눈에 반했어. 15년 내내 내 눈엔 김태현이 최고였어. 그래, 그랬어. 널 좋아했어.” 발췌글 나연과 비슷하게 잠들었던 태현이 어렴풋 깬 건 나연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옅었던 어둠이 짙게 깔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아주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을 때 집 안의 물체가 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