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혼해주지 않겠어?” 세하는 자신을 향해 청혼하는 남자를 떨리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허리를 똑바로 세운 채, 나른한 표정으로 제게 계약결혼을 권하고 있는 남자는 LK 전자 전무이사 황지혁. 비서실 막내인 한세하가 8년 전 대학 새내기 때 처음 반해,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제 직속 상사이다. “전무님은, 결혼 상대가 필요하시고, 저는, 빚을 갚을 돈이 필요하니까 잘되었죠.” “재미있네.” 세하는 자신의 진심을 가슴 깊은 곳에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