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능선을 만들며 둘러싼 해송의 숲, 저 바위. 그가 서 있었다. 달빛처럼 하얀 머리칼이 발목까지 흘렀다가 바람에 날렸다. 파도도, 바람도, 별도 모두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그의 옷자락에 부는 바람은 그들에게 불지 않았고 그에게 비치는 달빛은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생소한, 두려움이었다. 검은 하늘 속의 그의 모습은 달을 탐하는 늑대처럼 어둡고 거칠었으며, 동시에 승천을 앞둔 천상의 신수처럼 고고하고 아름다웠다. ‘사람이……. 아니야.’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