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제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에 경예가 숨을 헐떡이며 겨우 눈을 떴다. “도망치려고 했단 말이지요.” 사내의 목소리는 평소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경예는 이 사내가 지금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안다. “폐, 폐하…….” 경예가 애써 사내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사내의 단단한 가슴이 그녀의 연약한 손에 밀릴 리가 없다. “소자가 말했지요. 도망치려면 나를 죽이고 도망쳐야 한다고.” 사내의 아래에서 경예가 몸서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