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렜는지 말해요.” 귓가에 대고 묻는 물음에 힘없이 늘어져 있던 지후가 피식 웃었다. “아니라고 하면 어쩔 건데요?” “설렐 때까지 해야지, 뭐.” “설마.” 그녀가 농담 말라는 듯 눈을 좁혔다. 그렇게 격렬한 정사를 하고도 또 할 수 있다는 건, 남자들의 흔한 허세에 불과할 거란 생각이었다. “호텔에서 콘돔을 박스째 넣어 뒀을 리 없을 텐데요.” 그만큼 할 자신이 있느냐는 듯 묻자 몸을 일으킨 그가 서랍 안을 들여다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