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망덕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여자였네.” “보시다시피.” “언제 끝나지?” “새벽에요.” 오후 5시. 시간을 확인하고 태성은 피식 웃었다. “좋아. 서지윤의 시간을 내가 사지.” “미안한데, 몸은 안 팔아요.” “시간을 달라고 하면 무조건 자자는 뜻인가? 그걸 바라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뭐 그렇게 원한다면야.” 태성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가 다시 반듯하게 펴졌다. 잘생긴 얼굴에 얄미울 정도로 능청스러운 태연함이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