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영화관 시네하우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주쳤던 남자.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가끔씩 날 보는 눈빛 하나만큼은 선명했던 남자. 나는 그를 좋아했다. 혼자 좋아했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이솔 씨, 여기 학생이었어요?” 4년 후. 그를 대학교수로 다시 만나기 전까진. ‘내 이름을 어떻게…….’ 통성명도 못 했던 그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이름을 부르기 전까진. “우리 구면인데, 나…… 모르겠어요?”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