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자.” “으응?” 상현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얇은 쌍꺼풀이 진 채, 속눈썹이 짙은 길고 서늘한 눈이 그녀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냐는 듯이. “나랑 그, 섹스, 하자고.”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단어를 말했는데도 상현은 눈 하나 깜짝 않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 서연은 도리어 민망해졌다. “이용하라며?” “그래서?” “다 잊게 해 줘.” 한 번의 섹스로, 내 머릿속의 10년의 세월이 다 지워질까? 어쩌면 난 핑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