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도한 세자가 찔레꽃을 부러워하는 걸 누가 믿을까? “…나도 향기가 있으면 좋겠구나.” 무용이 살며시 까치발을 들고 해길에게 몸을 기댔다. “저하의 향도 좋아합니다.” 해길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무용의 숨결이 목덜미를 스쳤다. 심장이 저릿저릿했다. 무방비하던 중 닿은 체온이 속을 아리게 했다. 무용이 부여잡은 대로 몸이 스르륵 무너지는 게 느껴졌다. 하아, 숨을 쉬는 것뿐인데 가슴 안이 왜 이리 초조할까. 그 순간, 무용이 해길의 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