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청
이지콘텐츠
4.1(63)
제게 삶이란 ‘죽지 않기 위해 사는 것’이었다. 조금이나마 더 불행해지지 않게 쉬지 않고 발버둥 쳐야 하는 것. “너. 내 개 안 할래?” 번화가에서 떨어진 ‘헤븐 웨스턴 바’. 온갖 진상들에 익숙해진 지 오래인데, 유독 위협적인 손님이 찾아왔다. 귀티가 흐르는 이목구비와 달리, 기품의 편린조차 느껴지지 않는 행동거지. “딱 내가 찾던 인잰데. 눈치 빠르고 주제 파악 잘하고…… 보기 좋고. 빚은 어디다 졌어?” “지금 하는 일이 있어서 어려울
소장 3,240원(10%)3,600원
도개비
봄 미디어
총 3권완결
4.7(3,983)
* 본 작품은 소재상의 이유로 ‘19세 미만 구독 불가’ 표기하여 출간되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나는 한겨울 쓰레기더미에서 태어났다. 뒤엉킨 남녀로 득실대는 쪽방촌이 우리 집이었다. “열까지 세고 나가서 전력 질주. 다시 보지 말자. 시집.” 시집. 깡패 새끼들이 날 부르는 말이었다. 맨발로 달려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갔다. 지옥으로의 도망임을 아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춘희 씨, 왜 또 왔어.” “너 깡패 새끼야, 형사
소장 3,800원전권 소장 5,000원
예거
4.1(38)
이해했다. 일족 전체가 저를 경멸하는 것을. 저는 추앙받던 오족(烏族) 족장인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불길한 존재이니. “죽어라, 무요. 네 입을 막아야, 우리 일족 전체가 살아!” 사라진 아비의 행방을 알려 준다는 일족의 말에 속아, 사족(巳族)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있어 나는 그저, 도구였는지도 모르고. 모든 것을 포기할 때쯤 뛰어든 동굴에서 쓰러졌다. 겨우 눈을 떴을 때 마주한 건, 찬란하게 빛나는 사내의 금안. 그
소장 3,330원(10%)3,700원
김사로
레드립
4.4(74)
* 와툰 : 마녀 마을. 금남의 공간. 성인이 된 마녀는 잉태를 위해 바깥 남편을 찾으러 와툰 밖으로 나간다. * 시메로 : 와툰과 가장 가까운 인간 마을. 일반인들은 보기 어려운 마녀를 자주 접할 수 있는 곳. * 아비르: 하르곤 제국의 수도. * 우드: 폐쇄적인 엘프 마을. 성인이 되어 잉태를 위해 와툰 밖으로 나선 마녀 치치. 잘생기고 몸 좋은 바깥 남편을 찾기 위해 시메로 곳곳을 둘러보지만 영 마음에 차는 상대가 없다. 아까운 시간만 흘
소장 3,300원
한태양
텐북
총 2권완결
4.0(1,357)
“걔 인생에 유일한 건 사준, 나 하나라고. 왠지 알아?” “다, 죽었거든.” “종희가 좋아한 건, 다 죽어버렸다고.” 이종희. 어쩌다 이 여자가 좋아하는 건 다 죽어버리기를 바랐던 걸까. 교실에 조용히 앉아 존재감이 없던 여자아이는 1학년 땐 인사를 건네왔고, 2학년 땐 선물을 갖다 바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종희는 ‘사준의 종’으로 이름이 회자되었다. 뭐가 됐든 하나는 확실했다. 자신을 좋아한다고 뒤꽁무니 빠지게 쫓아다니던 여자애 중에선 단
소장 1,000원전권 소장 4,700원
피숙혜
카멜
4.2(647)
“부탁하면 자장가도 쳐 줘?” 원이경이 나를 향해 몸을 숙이며 눈동자를 반짝였다. 어느 늦봄, 너는 느닷없이 내 앞에 나타났다. 물이 빠진 청바지는 너의 허리에 조금 헐거웠고 목이 늘어난 흰 셔츠는 잔뜩 구겨져 있었다. 곧은 척추와 날개뼈. 발레리노의 것처럼 긴 목덜미에는 목뼈가 툭, 불거져 있었다. 너는 여름 햇빛처럼 뜨겁게 날 데우지만. 알아. 이것은 모두 신기루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감쪽같이 사라져 버릴 것들이다. 그런 너에게 자장가는 어
소장 5,000원
반타블랙
4.1(275)
“강주희 씨?” 깊고 묵직한 음성이 그녀의 머리 위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귀에 익은 목소리. 그리고 낯선 호칭. “…안녕하세요. 문태강 씨. 처음 뵙겠습니다.” 그였다. 10년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녀의 빛이었다. “피차 원해서 나온 자리는 아닌 듯하니 간단하게 끝내죠.” “결혼에 관심이 없으신 건가요, 제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요?” 이 남자는 알까. 과거 자신이 무심하게 던진 다정 한 자락이 이날 이때까지 누군가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소장 4,000원
서소요
비포선셋
4.3(33)
대학 졸업 후 작은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주희는, 돌연 대학 선배이자 짝사랑했던 지헌에게 이직 제안을 받는다. “아, 그래도 간판 작가는 하나 확실하게 잡았어.” “간판 작가요? 누구?” “마유라 작가.” 마유라가 누구던가. 나오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로맨스계의 탑. 그러나, 그 정체를 아는 자가 한 명도 없는 신비주의. 그리고, 주희가 팬으로서 열렬히 사모하는 바로 그 작가! 이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내 작가님 보기 위해 무조건 이직한
소장 4,300원
고윤별
4.2(112)
풍덩. 거대한 폭포의 한가운데, 시퍼런 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비단이 떠 있었다. “이보시오. 정신 좀 차려보시오. 죽었어? 죽을 거면 곱게 죽든가!” “……왜 나를 구했지?” “지금, 지금 말한 거요? 들을 줄도 알고 말할 줄도 아는 거요?” 햇빛이라고는 한 번도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새하얀 피부, 산딸기보다 더 붉은 입술과 검은 눈동자. 물 속에서 겨우 건져낸 여인의 모든 것은 덕우가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거기, 이름은 어떻게
소장 3,800원
이파람
나인
4.1(1,820)
수진은 우연히 돈을 주워 인터넷 쇼핑몰 제작 자금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그것이 한 동네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의 할머니가 잃어버린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치매기가 있어. 심하지는 않은디 가끔 깜빡깜빡해.” “그러시구나.” 수진은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척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엔 울 동식이가 쎄빠지게 일해서 벌어 온 돈을 잃어버렸어. 분명 신문지에 싸서 잘 뒀는디 암만 생각해도 어디 뒀는지 생각이 안 나는 거여.” 무거운 바윗덩어리들
소장 300원전권 소장 3,500원
김지운
4.1(55)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고모할머니의 비서를 따라 서울에 온 크림. 아무도 반겨 주지 않은 그 집에서 스스로에게 약속한 유예 기간, 한 달. “오늘은, 나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래요?” 떠나왔던 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고드름 나무 같은 그를 느껴 버렸다. 그 사람의 긴 그림자가 외로움으로 담겨 버렸다. “아저씨의 소확행은 뭐예요?” 도국, 그에게 닿고 싶었다. 연결되고 싶었다. “나중에도 기억할 것 같아요. 시나몬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