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물든 전장의 미친개를 굴리는 무심한 조련사. 장군가의 시녀로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는 그녀의 바람은 그저 소소하게 적당히 죽어가는 것. 열한 번의 윤회 기억으로 모든 언어와 군사적 능력을 갖췄지만 모든 것이 귀찮다. 살인마를 지배하게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게 되지만 본인은 전혀 원하지도 않았고, 굴러먹든 말든 알 바 아니었다. “당신에게, 내 힘의 증명을.” 시키지도 않은 왕정 파괴의 도화선에 불이 붙는 것을 하찮게 바라보던 그녀는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