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라.” 그가 차갑게 명령했다. 절절하게 여인의 진심을 묻던 사내는 더는 없었다. “오늘 밤, 내 여인을 품을 것이다.” 그깟 진심 따위, 마음 따위에 더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듯. 그저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왕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 범에 관한 기이한 전설이 내려오는 서린국. 그곳의 세자 이서는 사냥터에서 우연히 한 여인을 마주한다. 얼어붙은 손으로 약초를 캐고 있던 한가희를. “네가 오기를 기다리겠다.” 서로에게 홀리듯 한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