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다, 사냥꾼의 딸로. 자랐다, 눈물 콧물 쏙 빼가면서. 도망쳤다, 나를 품어줄 세상 속으로. 어머니가 사약을 받았을 때 그녀는 겨우 5살이었다. 무작정 길을 떠난 후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걷고 또 걸었다. 무섭고 고단했지만 지금은 그래야만 한다. 어머니와 약속했으니까. 연화는 시뻘겋게 살점이 드러난 것처럼 붉은 흙으로 뒤덮인 조 상궁의 무덤을 바라보았다. “조 상궁, 있지, 나는, 조 상궁의 당부대로 살겠다, 살아남겠다, 그런 약속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