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현당(秘弦堂)이다.” 향은 윤영의 뒤편, 오래된 비밀처럼 숨어 빛나고 있는 달을 보면서 대답했다. 조선의 세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총명하기 그지없는 서생 홍윤영을 만나는 향. 자신의 비밀을 윤영이 알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이렇게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시간은 사라지고 말겠지. 언제까지고 숨길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이 시간을 즐기고 싶다고, 향은 생각했다. 그리고 윤영은 비현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달님처럼 부드럽고 해님처럼 반짝이는 아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