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이럴 작정은 아니었는데. 그저, 멀리서 한번 얼굴만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찌걱찌걱, 젖은 살갗끼리 붙었다가 떨어지는 소리가 어둠 속에 요란하게 울렸다. “크흑!” 사내의 짐승처럼 낮은 신음. “흣! 아흥!” 그리고 여인, 선의 높은 교성이 난잡하게 얽혔다. “학! 아학! 응, 으응! 더, 더……. 서……!” 이성을 놓기 직전에 선은 간신히 제 혀를 씹어 ‘서방님’이라는 말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 그를 불러서는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