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비가 세운 공은 내 높이 쳐 주마. 그 의미로 개 한 마리를 선물하지.” 나는 내 앞에 놓인 ‘사람’을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지었다. 전쟁포로로 잡혀 온 눈앞의 사내는 적국 에프란의 기사, 오스왈드. 공작이 부모의 복수를 한답시고 유망하고 위명 자자한 기사를 데려다가 한미한 귀족 영애의 몸종으로 하사한 것이다. 당연히 나는 기뻐할 수 없었다. 왜냐면 나는 이 빌어먹을 세계관에서 탈출할 계획이었으니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철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