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그녀의 시간을 가장 오래 공유한 이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힘들 때도 그는 항상 곁에 있었다. 4년 전, 배연화가 말없이 그를 떠나기 전까지는. “연화야. 오랜만이다.” “…서이호?” 그렇게 도망친 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상냥한 미소로 서 있었다. “대체 네가 왜 여기에…. 혹시 네가 피아니스트 이연이야?” “응. 네가 인터뷰 부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