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
세이렌
총 1권
4.2(17)
침상 위의 여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다. 순백의 피부는 갓 눈이 내린 설원 같았다. 누구도 밟지 않은 하얀 눈밭 위에 검은 발자국이 하나 찍힌 듯 다리 사이의 검은 거웃만이 도드라졌다. 검은 숲은 이슬을 머금은 것처럼 반짝거렸고, 바람을 맞은 듯 바르르 떨렸다. 여인은 두 팔이 묶였다. 두 팔을 하나로 묶은 끈은 부드러운 공단으로 그 끝이 침상의 네 귀퉁이 중 하나에 고정되어 그녀는 제 마음대로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바람이
소장 2,000원전권 소장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