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 “네?” “앞에선 용건을 말하라고.” 다행스럽게도 남자가 영어를 입에 담았지만 지독히도 오만한 말투에 월희는 잠시 당황했다. 퉁명스러운 음성과 차가운 표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남자의 이미지를 더욱 시리게 했지만, 그녀의 내부가 미련스럽던 여자의 껍질을 탈피하라고 비명을 질렀다. “당신……. 당신, 얼마인가요?” 말을 토해 내고도 월희는 즉각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작정하고 뱉어 낸 말인데도 스스로에게 이질감이 파고들었다. 미친 게 분명